푸틴 대통령도 못 받은 의전까지 안겨
베트남이 수혜 받을 경제 협력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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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0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중국의 의지는 여러 방면에서 확인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더 이상의 높은 수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의전을 베풀어줬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당정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왕이(王毅) 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을 공항에 보내 또 서기장을 영접했다면 분명 이렇게 단언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또 서기장 간의 정상회담에 당정 권력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상무위원 겸 중앙판공청 주임을 배석하게 한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또 서기장을 극진히 대접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읽을 수 있다.
정상회담과 별도로 당정 권력 서열 2위 리창(李强) 총리, 3위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에 해당) 상무위원장, 4위 왕후닝 정협 주석 등이 또 주석과 별도 양자 회담을 가진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진짜 중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경험하지 못한 환대를 베풀었다고 해야 한다.
시 주석이 회담에서 "좋은 업무 관계와 개인적 친분을 쌓고 싶다. 중국-베트남 '운명 공동체' 건설을 더 깊고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함께 이끌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한 후 또 서기장이 지난 3일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한 것을 두고 "양국 관계의 높은 수준과 전략성을 나타낸 것이다. 중국은 항상 주변국 외교에서 베트남을 우선순위로 여겨왔다"고 한 요지의 발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베트남에 아부하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까지 들게 할 정도의 발언이 아닌가 보인다.
반도체와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투자, 철도 분야 협력 및 개발 강화 약속은 베트남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덤과 같은 중국의 시혜라고 할 수 있다. 감지덕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 사이에서 가능하면 중립을 지키고자 하는 전략이 흔들거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국과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서로에 대한 구원이 많다. 하지만 국익을 위해서라면 이에 굳이 얽매일 필요가 없다. 또 서기장의 방중 행보를 보면 중국과 베트남은 이 진리를 너무나도 확실하게 증명해주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중국은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