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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AI미래교육 시대에 혼자 ‘뒤로’ 가는 ‘국교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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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박지숙 기자

승인 : 2024. 08. 21. 17:24

국교위, 수능이원화-내신외부평가-고교평준화 폐지 등 논의 논란
사교육·줄세우기 강화 지적…"시대착오적"
사회적 합의기구로서 '전문성·독립성·책무성'에 역행
정부의 저출산 극복 위한 교육개혁과도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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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사회1부 차장
사회적 합의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전문위원회에서 고교 내신 외부 평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원화 방안, 고교평준화 폐지 등이 논의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논의 시작 전부터 의제 조율 '짬짜미' 의혹도 제기돼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국교위에 주어진 역할과 기능을 볼 때 최근의 이 같은 논란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국교위는 호떡 뒤집히듯 바뀌는 교육정책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일관되게 교육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사회적 합의기구로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다. 국교위는 교육계가 정치와 이념을 뛰어넘어 국가 차원의 중장기 교육제도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오랫동안 염원해 결실을 맺은 기구다.

이에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기구로서의 그 성격이 숙의성과 민주성, 다양성 등이 기본 전제인 기구라고 할 수 있다. 또 논의 방향 역시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논란이 되는 내용들에 대해 현장에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다.

국교위는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지만, 회의 내용들은 계속 보도되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는 고교평준화 폐지, 고교 내신 외부 평가, 수능 이원화 방안 등이 오히려 사교육을 더 부추기고, 양극화 경쟁교육 조장, 교사 역량 강화방향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신 외부 평가제는 공교육 시스템을 저해할 수 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은 하나의 연속된 교육활동으로(교수평기일체화) 교사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살려나가기 위한 기본이라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또한 고교 학생 선발방식 결정을 교육감에서 학교장에게 넘기자는 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상 '고교평준화 폐지'로 중학교 나아가 초등학교 때부터 줄세우기 교육으로 심화될 수 있다.

문제는 이 방향이 후진적일 뿐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정부의 교육개혁 방향과도 모순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사교육과 돌봄 문제를 저출생 원인 중 하나로 판단해 국가책임 교육·돌봄과 디지털교육 대전환 등을 내세웠다. 이 개혁 방향은 '학생 누구나 소중한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교육'이다. 디지털교육 대전환으로 이제 학생 한명 한명을 인재로 키우겠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 교사 역량 강화를 약속했다. 또 국가책임 돌봄을 위한 늘봄학교는 2학기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며 상향평준화된 유치원-어린이집 체계 통합(유보통합)도 2026년 목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사교육 부담 완화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정책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국교위의 역할과 조직 비전, 정책방향 설정 등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당시 행정학 및 교육 전문가들은 국교위의 미션에 대해 '사회적 통합과 지속가능한 미래 교육을 설계하여 국가경쟁력 제고'로 설정했고, 그 핵심 가치로 '전문성·독립성·책무성'을 내세웠다. 특히 저출산 맞춤 교육과정의 전문성과 교육현장 중심 맞춤형의 독립성, 국민과 전문가 참여의 협의체 확대로서의 책무성을 강조했다.

현장 교사가 위원으로 1명도 포함되지 않은 국교위원 구성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사교육과 줄세우기를 부추기는 과거 교육으로 퇴행하는 것은 국교위의 역할이 분명 아닐 것이다. 국교위의 미션과 가치에 맞는 숙의과정을 기대한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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