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국세청 확인서'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00~2001년 차명으로 농협중앙회에 210억원의 보험료를 납입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당시 김 여사는 자금원천을 소명하라는 국세청 확인요청에 "1970년대 잠실 등 강남 개발에 직접 투자해 그 투자 차익으로 많은 자금을 조성할 수 있었다"며 "기업들이 보관하던 자금을 차명통장을 만들어 본인에게 건네 준 122억, 보좌진과 친인척들 명의의 43억, 본인 계좌 33억, 현금 보유액 11억을 합한 돈"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국세청이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1970년대는 노 전 대통령이 군인 신분이어서 이 월급만으로 당시 강남 아파트 100여 채 수준의 재테크에 성공했다는 것을 쉽사리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차명으로 보험금을 납입하던 시기는 김 여사 측이 추징금 884억원을 미납한 채 "더 이상 돈이 없다"고 호소하던 시기였다.
정 의원은 "이는 은닉자금을 차명으로 다시 은닉한 것으로, 금융실명법 위반임에도 국세청은 확인서만 받고 아무 조치 없이 묵인했다"며 "노태우 일가의 불법 비자금 은닉, 돈세탁, 불법 증여는 현재진행형으로 노태우 일가의 변명을 받아들여 수사하지 않고 눈감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도 노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노태우 300억원 비자금'에 대한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노 관장은 전날 국정감사 출석 요구에 아무런 설명 없이 불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