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유발 ‘자동조정장치, 보험료 인상속도 차등’ 빼야”
‘보험료 13%·장기 소득대체율 50%·크레딧 확대’ 합의 가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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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연금 개혁은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국회 다수인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정부안 핵심인 자동조정장치와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를 빨리 높이는 방안을 집중 비판하고 있어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정부안대로 가입자 수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물가상승 적용분을 줄이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현 20∼50대 모두 연금액이 7000원 만원 줄어 국민 노후보장 기능이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세대별 보험료 인상속도 차등화도 한 살 차이로 보험료가 달라지고, 중장년 비정규직 부담이 크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하지만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금은 2056년 고갈 전망이다. 개혁이 늦어질수록 후세대 보험료 부담이 급등한다. 또한 한국 노인빈곤율은 40.4%로 회원국 1위지만 지난해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62만원에 불과하다.
시민들과 전문가들은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부분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지금도 연금액이 낮은데 수급액을 줄이는 자동조정장치는 현실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 세대별 차등 보험료율 인상도 1살 차이로 세대가 갈리고 능력에 따라 부담하는 사회보험 원칙에 어긋난다"며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보장성, 지속성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설익은 방안이 개혁 발목 잡지 않도록 제외해야한다"고 했다.
국민연금 개혁 논의 출발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공론화위원회 결과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21대 국회는 연금특위와 산하 공론화위원회를 꾸리고 네 차례 숙의 토론회를 거쳐 지난 4월 공론화 최종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492명 시민대표단 가운데 56%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늘리는 소득보장안을 택했다. 참여연대 등 30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이찬진 집행위원장은 "시민들이 합의한 공론화위원회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보험료율 13%는 합의됐다. 소득대체율은 공론 결과인 50%를 장기 목표로 설정하되 국회가 합의점을 찾아야한다"며 "출산과 군복무 가입 인정기간 늘리는 크레딧과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 확대도 합의 가능한 부분"이라고 했다. 정부안에도 크레딧 확대가 담겼다.
주 교수는 재정 지속 방안으로 "보험료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지점에서 국고 지원을 통한 국가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OECD 국가들은 평균 정부 예산 대비 18.1%, 국내총생산(GDP) 7.7%를 공적연금에 투입했다. 반면 한국은 예산 대비 9.7%, GDP 3.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