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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장 지지부진에… 하이트진로, ‘동남아’로 핸들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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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4. 11. 06. 17:57

전쟁 장기화에 현지 법인 실적 악화
과일소주 내세워 동남아 공략 강화
교민·관광객 대상 판매·마케팅 펼쳐
하이트진로가 야심 차게 진출했던 러시아 시장이 '전쟁 장기화'라는 복병을 맞고 있다. 이에 회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미국·일본·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진로 소주 베트남'을 신규 설립했다. 신규 법인은 베트남에서 주류 생산·공급에 나설 공장이 2026년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소주 공급에 나서게 된다. 현재 '하이트진로 베트남'이 현지에서 과일소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글로벌 시장 확대 차원에서 러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특히 맥주의 경우 2016년 8만 상자를 기록한 후 매년 고속 성장을 거듭해 이후 3년간 연평균 98.8%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소주도 러시아월드컵이 열렸던 2018년 러시아에 500여 개 매장을 가진 주류 체인 판매점 '빈랩'에 참이슬, 자몽에이슬 등의 소주 제품을 대거 입점시키는 성과를 거두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22년 발생한 전쟁으로 인해 더 이상 주류 판매의 호성적은 자취를 감췄다. 러시아 주류 판매 법인인 '하이트진로 루스'와 주류와 식품을 판매하는 법인 '하이트진로 루스 푸드'의 실적 악화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시장이 부진하긴 하지만 미국, 일본, 중국은 물론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과일소주를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과일소주 수출액은 334억원이다. 이는 소주 수출액(268억원), 맥주 수출액(87억원)보다 높다. 소주와 맥주 수출액과 과일소주 수출액이 비슷해진 셈이다.

다만 상반기 최대 수출국인 일본에서는 소폭의 매출 하락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K-푸드 인기에 힘입어 미국에서의 매출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했다. 일본 외에도 중국, 미국 모두 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해외 주요 국가에 대한 마케팅과 시장공략 강화를 통한 매출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지인 외에도 교민,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판매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K-푸드와 함께 과일소주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 꾸준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외시장 확대와 함께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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