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발등에 불 떨어진 중·러 첫 고위급 긴급 회동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1010005316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1. 11. 14:26

쇼이구 러 안보회의 서기 11일부터 방중
왕이 등 만나 대책 논의할 듯
트럼프 2.0 시대 장기 플랜 타진
전형적 스트롱맨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당선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해도 좋을 중국과 러시아가 대책 마련을 위해 첫 고위급 긴급 회동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을 비롯한 중국의 당정 고위급들이 11일부터 나흘 일정의 방중에 나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회동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왕이 쇼이구
왕이 중국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당선인의 재집권과 관련한 대책 마련을 위해 양국 고위급 긴급 회동을 가질 예정으로 있다./신화(新華)통신.
국제 정세에 정통한 다수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1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5일(미 현지 시간) 치러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해 '트럼프 2.0' 시대의 미국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양국 모두 향후 전개될 미국의 자국에 대한 압박 시나리와 대응 매뉴얼을 미리 구축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상대가 대응이 간단치 않은 G1 슈퍼파워 미국인 만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혈맹인 서로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심전심이었을 수도 있는 쇼이구 서기의 긴급 방중이 크게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심지어 사전에 이미 조율됐을 수도 있다.

외교 소식통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양국은 무엇보다 공동의 대미 전략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트럼프 1기를 상대하면서 터득한 대응 노하우를 공유할 가능성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국제정치학자 S 모씨가 "양국은 이미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피지기 상태라고 봐야 한다. 게다가 경험을 공유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양국 고위급의 만남이 상당한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이로 보면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부담스러워하는 군사 문제를 제외한 꽤 많은 분야에서의 협력이 논의될 것이 확실하다. 이를테면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제재로 인해 갈수록 어려워지는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양국의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의 조용한 협력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 경우 미국 입장에서도 마냥 태클을 걸기가 쉽지 않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서방 세계와는 일정한 거리가 있는 글로벌 사우스(비서구권 개발도상국들), 브릭스(중러를 포함한 5대 신흥경제국) 등과 더욱 끈끈하게 밀착하는 구상 역시 양국으로서는 충분히 모색해볼 전략이 아닌가 보인다. 이외에 독일 같은 유럽연합(EU)의 일부 국가들과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미국이 서방 세계까지 등에 업은 채 양국 압박에 필요한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도 상당히 소망스럽지 않나 보인다.

또 다시 만나도 이상하지 않는 브로맨스를 과시하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빠른 재회동을 논의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한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