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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채권 매각’ 대세에도… 채권 회수 택한 삼성카드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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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4. 11. 12. 17:55

카드사 불량 채권 팔아 '실적방어'
삼성, 대출채권매매익 '0원' 유일
자본규모 증가 등 자산건전성 우수
회수율 높여 우량고객 확보 전략
카드사들이 불량 채권을 팔아 이익을 올리는 전략을 확대하는 가운데, 삼성카드가 독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연체율 3개월 이상 된 고정이하여신채권을 주로 외부에 팔아 연체율·수익성 관리를 하는데, 채권 매매 이익이 '전무(全無)'한 곳은 삼성카드가 유일하다.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채권을 회수해 이익을 높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삼성카드가 과감히 부실 채권 매각 이익을 보지 않은 배경은 자산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불량 채권 매각 없이도 올 3분기 자본 규모는 오히려 전년 말과 비교해 4%가량 확대됐다. 연체 채권 회수율을 높이는 동시에 우량 고객은 확보하며 대손 비용을 줄여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덕분에 삼성카드는 올 3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연말 예정된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의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사장은 2020년 취임 후 '내실 경영'을 강조하며 비용 효율화에 적극 나서왔다.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 등 상위 4개 카드사들이 거둔 대출채권매매이익은 202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과 높은 자금조달 비용 탓에 카드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연체 채권을 팔아 수익 방어와 연체율 관리 '일거양득'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곳은 삼성카드다. 7개 카드사 가운데 부실 채권 매각 조치를 하지 않는 유일한 카드사로, 줄곧 대출채권매매이익 '0원'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부실 채권 팔면 10~20% 손해를 보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권 추심을 적극 추진해 직접 연체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출채권은 카드사가 직접 회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나, 수익성 하락과 연체율 상승을 막기 위해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사례가 있다"며 "삼성카드의 경우 효율경영 기조 하에, 수익성 및 연체율 관리를 위한 대출채권 매각 없이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대환 사장의 유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이지만, 연말 사장단 인사가 예정된 만큼 삼성금융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도 성과에 따라 거취가 변동될 수 있다. 김 사장은 내실 경영에 공들여 왔다. 카드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외형 확장보다는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 축소와 연체율 관리에 적극 나선 것이다.
덕분에 삼성카드의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3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수치다. 건전성도 안정적이다.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03%로, 같은 기간 0.12%포인트 하락했다. 덕분에 대손비용도 1년 새 13.3% 감소했다. 우량 고객을 확대하며 연체율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채권을 적극적으로 회수한 성과란 분석이 나온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연체채권 회수율이 상승했다"며 "부실 우려 고객 한도가 축소되고 연체율 관리를 강화하며 대손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4분기를 기점으로 채권 추심이 다소 어려워질 전망이다.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시행돼 채권 추심 횟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연체 채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연체율과 대손비용 모두 상승하게 된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회수환경 악화를 감안할 때 4분기 및 내년 초까지 소폭의 건전성 지표 악화가 예상된다"며 "다만 추심 연락횟수 제한 등 선제적으로 법 개정 사항을 시행해 왔기에 관련 영향은 100억~200억 수준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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