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난 한 중소 화장품 기업 대표가 기자에게 해준 말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 시장에 수출 중인 중소 화장품 기업들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미국 수출이 예전만 못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달러(약 6조6600억원)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주요 판매처였던 중국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미국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미국 수출액이 8억7000만달러로 61.1%의 성장률을 보였다면, 중국은 12억1000만 달러로 14.1% 감소했다.
이처럼 미국에선 K뷰티의 수출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주된 요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내 기초 화장품과 식품 등이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것도 가격 경쟁력에 기여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하면서, 이제 K뷰티 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해졌다. 라면·냉동김밥 등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활약 중인 K푸드 업계도 사정이 어려워지기는 매한가지다.
원하든 원치 않든 트럼프 2.0 시대는 도래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아직 정식 출범하지도 않았는데, 한국 경제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감에 최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400선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3분기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관세 인상에 따른 마진 축소 우려에 주가가 하락한 기업도 허다하다.
교역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서는 내수 부진에 더해 글로벌 수요 감소라는 장애물을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특히 몸집이 작은 중소기업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얘기한다. 유통업계 한 원로는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공식적으론 지원이 어렵기에, 협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아마존 등에 입점할 때 필요한 보증금 등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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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9월 30일 서독의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84차 총회.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두고 대한민국의 서울과 일본의 나고야가 맞붙었다. 나고야는 1977년부터 이미 준비에 들어가 대다수 체육관까지 완공된 상태였다. 반면 서울은 1979년 올림픽 유치전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선진국 대 개도국...어떻게 봐도 서울이 불리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이 뭉쳐서 '올인'한 결과, 서울이 올림픽 개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면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을 수도, 날아다니는 새조차도 떨어트릴 수 있다. 야합이 아니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정부와 기업은 당장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위해 정부와 기업은 '원 팀'이 돼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