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자본잠식’ 남부산업 또 채무연장… 승계 활용하려 ‘부실 연명’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1010010490

글자크기

닫기

특별취재팀

승인 : 2024. 11. 20. 18:04

유경선 회장 등 오너가 지분 100% 보유
영업익 9년·당기 순이익 5년 연속 적자
운영자금 130억 못 갚고 악순환 지속
전문가 "부실 관계사 승계 땐 부작용
지배구조 투명성 위해 흑자 전환 필요"
그룹 홍보실 "답변할 내용 없다" 회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및 오너가가 지분 100%를 갖는 아스콘 제조·판매업체 남부산업은 유진기업과 수년째 채무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남부산업은 유진기업 자회사 유진레저로부터 빌린 27억원에 대한 만기를 연장하기로 지난 10일 계약했다. 이는 2022년 12월 만기 1년에 이자율 4.331%로 빌린 돈으로, 이미 지난해 한 차례 만기 연장을 한 바 있다. 지난 만기 연장으로 연 이자율은 5.347%로 소폭 늘었다. 남부산업이 유진기업과 유진레저로부터 빌린 운영자금은 약 130억원에 달한다.

남부산업은 경기 화성시 소재 아스콘 제조사로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회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유진기업은 자회사 유진레저와 함께 남부산업에 130억원가량의 운영자금을 빌려줬으나, 2년 넘게 돌려받지 못하고 만기 연장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선 오너집안이 남부산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향후 승계 셈법을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남부산업은 유진기업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11.54%)과 그의 동생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6.85%)를 이은 유진기업의 3대 주주다.

이런 남부산업의 지분은 오너일가가 나눠갖고 있다. 특히 유 회장의 장남인 유석훈 유진기업 사장의 지분율은 21.1%다. 남부산업이 유 사장의 알짜 배당 수익원인 유진레미콘과 함께 3세 승계의 주축으로 꼽히는 이유다.

문제는 남부산업의 부진한 성적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매출원가가 매출보다 많아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회사 자금도 이미 말라붙었다. 지난 2022년 106억원이던 결손금은 지난해 129억원으로 빠르게 뛰면서 자본은 마이너스 75억원에서 98억원으로 악화했다.

앞서 업계에선 남부산업이 보유한 유진기업 지분을 관리하기 위해 오너가가 직접 지분 매입에 나서거나, 유진기업(또는 계열사)과의 합병이 추진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자금대여 만기 연장으로 남부산업에 대한 심폐소생술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남부산업의 흑자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 산업계에서 실적이 부실한 관계사를 승계에 활용한 사례를 살펴보면 세금 회피 등의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부작용이 나왔다"면서 "승계의 지렛대 역할이 기대되는 관계사의 경우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해 흑자 전환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부산업의 핵심 자산은 유진기업 지분(4.6%)으로 전체 자산의 약 70%를 차지한다. 수익원 중 하나는 이자수익이다. 지난해 특수관계자로부터 받은 이자 수익은 2400만원으로 집계된다. 남부산업이 유진기업 자회사 동양의 정진학 사장 등에게 사업 수행 관련 목적으로 빌려준 금액은 7억8175만원이다.

한편 유진그룹 홍보실은 남부산업과 유진기업의 채무관계에 대해 이날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