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매체 BFMTV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동부 15개 지역의 시장이 파리시청에서 난민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북동부는 도버해협을 두고 영국과 해안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다. 해협과 맞닿은 해안가 도시 중 프랑스 칼레 지역은 특히 영국까지의 거리가 가장 짧아 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떠나는 난민들의 단골 출발지다.
따라서 지난 수년간 도버해협과 마주한 지자체들은 해협을 건너려고 대기하는 불법 난민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트난민들이 프랑스 국내에서 일으키는 문제들뿐만 아니라 보트를 타고 해협을 건너려는 난민들을 막기 위해 관련 보안 장비를 설치하거나 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예산도 만만치 않다.
이날 15개 지역 시장들이 발표한 성명은 영국 이민성에 합법적인 난민 입국 통로를 열어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난민의 최종 목적지가 영국인 만큼 영국에 책임지고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15개 지역 시장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엔 엄연히 국경이 있지만, 영국 이민성이 일단 본토에 도착하는 고무보트 난민들을 모두 수용하면서 국경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불평했다. 어차피 해협을 건너 영국 본토에 도착하는 난민들을 모두 수용할 예정이라면, 차라리 합법적인 절차를 만들어달라는 설명이다.
합법적인 절차가 만들어지면 난민들이 고무보트에 목숨을 걸고 해협을 건너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무보트를 타고 해협을 건너는 보트 난민들은 대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적정 수용인원보다 실제로 보트에 훨씬 더 많이 탑승하므로 침몰 위험이 매우 높다.
15개 지역 시장은 "현재 칼레 지역에서 해협을 건너려고 대기하는 불법 난민은 1000여명이며, 이미 해협을 건너간 불법 난민은 3만3500명 수준"이라고 통계를 발표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해협에서 영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다 사망한 보트 난민은 지난 2018년 이래 가장 높은 60명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해당 수치엔 실종자의 수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사망자의 수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15개 지자체 연합 중 그헝-포흐-필립의 시장인 소니 클란꺄는 "보트난민 상황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지만 해결책 없이 너무 오래 끌어왔다"며 뾰족한 해결 수단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15년째 상가트의 시장직을 맡고 있는 가이 알레망은 "해안가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는 영국 측에서 부담했지만 감시 카메라만으로 보트난민을 막을 순 없다"며 영국 이민성이 실질적이고 합법적인 난민 입국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