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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지주 ‘단기 성과 중심’ 지적…내부통제 강화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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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4. 11. 28. 17:10

이복현 원장,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개최
'감시 기능 강화·신상필벌 중심 조직문화 확립' 강조
백브리핑서 '우리금융 부정대출·김기홍 회장 3연임' 언급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가 끝난 후 백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한상욱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에게 주요 경영관리 취약점을 지적하며 단기 성과 중심의 경영문화를 탈피할 것을 당부했다. 또 이사회의 감시·견제 기능 강화, 준법의식 확립 및 신상필벌 중심의 조직문화 정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책무구조도 도입을 계기로 지주회장이 그룹 전체의 내부통제 총괄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도 소리 높였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이날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BNK·DGB·JB)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가 고객 자산관리, 자산운용, 포용금융 등 장기적이고 일관된 혁신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 부동산 및 담보 대출 중심 여신 운용, 점포 및 인력 축소 등을 통한 비용 절감 등 단기적 성과에 치중한 경영 관행이 지속돼 왔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로 인해 고객 보호와 내부 통제 기능이 약화되고, 이익 규모에 상응하는 사회적 역할 이행 역시 미흡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는 게 이 원장의 견해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와 은행에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도입한 배경을 두고, 이사회 본연의 역할인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 강화를 목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진출이나 자회사 인수 등 금융지주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 및 업무 집행 과정에서 이사회의 감독 기능이 미흡할 경우,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 기능이 형식화되고 경영진 권한의 집중 및 단기 실적 중심의 관행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금융회사 내 온정주의적 조직문화가 존재해 윤리의식 저하를 통한 금융사고의 반복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위규 행위에 대한 징계 강화와 엄정한 양정 기준 적용 등 준법의식과 신상필벌 중심의 조직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 금융지주가 당면한 현안으로 △경제·금융환경 불확실성 대비 경영 전략 수립 △금융지주 책무구조도 시행 등 내부 통제 강화 △자율적인 상생 금융·사회공헌 노력 등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지주가 각사의 상황에 적합한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잠재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내년도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자회사 투자, 유동성, 신용 리스크 등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그룹 경영계획 심의 시 자회사별 리스크 익스포저 관리, 자금 조달 및 운용, 자본 계획의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가 그룹 차원의 가계대출 취급계획을 명목 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하도록 하고, 자회사별 리스크와 자본관리 계획을 충분히 고려해 수립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 은행권의 자율 관리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제2금융권에 대한 관리 계획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고, 자회사 인수나 밸류업 계획을 추진 시 금융지주의 재무 건전성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이사회에는 이를 기반으로 균형 있는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책무구조도 시행에 따라 지주 회장이 그룹 전체 내부통제의 총괄책임자로서 자회사 내부통제의 작동 여부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내부통제의 실효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지주 회장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총괄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이사회가 이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내부통제 지출을 비용이 아닌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하며, 관련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자회사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은행권 여신 프로세스 개선사항의 정착과 임원 친인척 특혜대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개선방안 마련에 대해 금융지주 차원에서 심도 있는 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이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해 지난 1년간 지배구조 선진화 등 큰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 진행 중인 CEO 선임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돼 지배구조 모범 관행 적용의 우수 적용사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간담회 직후 백브리핑을 통해서는 금융지주 책무구조도 시행과 관련 "책임 분배는 각 지주사의 이사회가 적절히 수행할 수 있도록 맡기되, 주주와 자회사 간 내부통제는 지주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도록 권고 및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우리금융그룹의 부정대출 사태가 현 경영진 재임 시에도 확인됐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부정대출 문제와 관련해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됐는지, 이사회 통제 기능이 작동했는지 점검하려고 한다"며 "점검 결과는 12월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3연임 가능성이 큰 것과 관련 '능력 있는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또는 정부가 특정 인사의 선임이나 임명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결정하려는 입장은 취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다만 "회장 선임 절차가 최소한의 원칙을 준수했는지, 어떠한 기준과 근거로 판단됐는지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사후적인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각 금융회사에 관련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주요 임원 선임 프로세스를 점검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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