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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남중국해에 위치한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러시아의 최신 공격용 잠수함이 있음을 확인하며 "매우 우려스럽다. 서필리핀해(남중국해), 우리의 EEZ, 우리 영해에 침입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필리핀 해군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현지 매체인 인콰이어러의 보도를 확인하며 "러시아의 킬로급 잠수함이 지난달 28일 옥시덴탈 민도로 지방에서 80해리(약 148㎞) 떨어진 곳에서 목격됐다"고 밝혔다.
필리핀 측은 해당 러시아 잠수함과 무선 교신을 통해 잠수함의 정체와 의도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니다드 대변인은 해당 잠수함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기 전에 기상 조건이 개선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지만 왜 러시아 잠수함이 해당 지역에 있었는지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현지매체인 인콰이어러는 러시아 해군의 킬로급 공격용 잠수함인 우파 490(UFA 490)함이 포착됐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우파함은 이례적으로 수면으로 떠오른 상태로 북쪽으로 천천히 이동해 필리핀 영해를 빠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해군 측은 호위함 호세 리살함과 항공기 등을 파견해 우파함의 이동을 내내 추석·감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해군은 최근 동남아시아 각국과 교류를 강화하면서 남중국해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문제의 우파함도 지난달 23일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 해군 기지를 방문한 뒤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초계함 레즈키함·그롬키함 등으로 구성된 태평양 함대 수상 작전 그룹이 태국 사따힙 해군기지를 방문한 뒤 남중국해로 향했다. 지난달 초에도 러시아 해군은 인도네시아 해군과 인도네시아 자바해에서 첫 합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러시아는 동시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중심에 있는 중국과도 협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2년 2월 중국과 '무제한적 파트너십'을 선언하고 협력 관계를 강화해 왔다. 지난 7월에도 러시아와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한 합동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