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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15분 경 김해공항 주기장에서는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에서 불이 났다.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비상 탈출하며 인명사고는 없었다. 부상자도 경상 7명에 그쳤다.
다만 이번 사고가 179명이 희생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한 달 만에 발생한 항공기 사고라는 점에서 국내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에어부산 등 LCC가 운영하는 항공기에서 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탓이다.
특히 LCC 운영사들이 비행기를 짧은 기간 무리하게 운행하도록 관리한 점이 지적을 받고 있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에어부산 HL7763 항공기는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항 시간은 총 942분, 15시간 42분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참사가 발생했던 제주항공 7C2216편도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 태국 방콕 등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운항했다. 이는 LCC 업계에서 다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비판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렇듯 LCC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름에 따라 항공 안전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LCC 안전 강화를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달 23일 박상우 국토부 장관 주재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국내 9개 LCC 최고경영자(CEO)와 'LCC 항공안전 특별점검 회의'를 열고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항공사들도 항공기 가동률을 낮춰 정비 시간을 추가 확보하고, 정비사와 정비 설비 등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아가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민관 합동 점검단을 통해 LCC를 비롯한 11개 국적 항공사와 전국 공항의 안전 체계와 시설 등을 살피고,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4월까지 '항공 안전 혁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CC가 근본적인 안전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항공 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LCC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불식될 때까지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