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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1일 제106주년 삼일절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과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도 청년들이 주축이 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을 부르짖었다.
3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는 크게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로 나눠 진행됐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3·1절 국가 정상화를 위한 천만 광화문 국민대회'가 열렸고, 여의도에선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개최됐다.
이날 두 집회는 주최 측 추산 각각 500만명(광화문), 25만명(여의도)이, 경찰 비공식 추산 6만5000명, 5만5000명이 운집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생과 직장인 등 20~30대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탄핵반대 계엄찬성'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함께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과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청년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9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광화문 집회가 시작된 이래 노년층을 중심으로 집회 문화가 형성됐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젊은 층의 참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태극기를 들고 모이는 사람들을 일컫는 '태극기 부대'가 보수 진영 집회의 낡은 전유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2030 청년들의 새로운 둥지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만난 직장인 안모씨(39)는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거리로 나왔다"며 "태극기 부대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어감이 이상하다. 국민이 태극기를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살기 좋은 나라로 반드시 되돌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처럼 2030 청년층이 탄핵 반대 집회에 활발히 참여하는 배경에는 '진보 정권'의 거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한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수면 아래 깔려 있던 반진보 정서가 분출됐다는 것이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진보 색채가 더 두드러진다는 점도 진보에 대한 거부감을 키웠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청년정책 싱크탱크인 '청년정치크루'의 이동수 대표는 "보수 청년들이 지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젠더 이슈, 중국·북한과의 외교 등에 굉장히 큰 거부감을 가졌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그때 같은 시절로 돌아가면 안 된다'라는 그런 위기 의식이 이들을 거리로 나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여권에서도 적극 나서지 못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현재 여권 지도부도 청년들을 굉장히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년층에서 정치적 효능감이 커져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