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와 반미로 갈라진 남미
브라질 일간지 폴랴데상파울루는 27일(현지시간) 자유무역을 앞세우고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태평양동맹이 남미공동시장의 위상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칠레, 콜롬비아, 페루, 멕시코 등 태평양동맹 4개국의 지난해 수출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남미공동시장 5개국보다 10%가량 많았고 태평양동맹의 평균 성장률(4.9%)이 남미공동시장(2.2%)의 배를 넘은 사실에 주목했다.
남미공동시장이 보호무역주의와 정치적 색깔이 짙어지며 본래 설립 의도에서 멀어지는 것과 달리 태평양동맹은 점점 결속력을 다져 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남미공동시장의 리더인 브라질은 중국발 원자재 붐이 일자 가격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수출을 제한하는 등 보호주의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고 유럽연합과의 FTA도 중지했다.
하지만 태평양동맹은 칠레와 콜롬비아, 페루의 증권거래소가 단일지역 증권시장을 구축하고 국경업무도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독자세력 구축하려는 일본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옛 소련 부활'을 꿈꾸며 독립국가연합(CIS)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푸틴의 이 같은 행보가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풍부한 자원을 가진 중앙아시아 나라들이 유럽 및 미국, 중국을 저울질하며 '탈 러시아' 움직임을 보이자 집안 단속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외교정책 개념'에서 푸틴 대통령 3기 정권의 대외정책 최우선 과제로 소련권 재통합을 밝혀 옛 소련 부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일본은 'FTA지진아'라는 오명을 벗고 죽어가는 일본 경제를 살릴 묘수로 FTA를 이용한 경제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페루와 FTA 전 단계인 경제동반자협정(EPA) 발효를 시작으로 올 3월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EU와도 지난 4월 FTA 첫 협상을 시작했으며 한·중·일 3국 FTA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원한 맞수, 미국과 중국의 '투 트랙'
미국과 중국은 공히 '투 트랙'전략을 쓰고 있다. 하나는 상대국에 대항하기 위해 '세'를 불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경제적 실리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연두교서에서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TPP를 조속히 완료하고 EU와 범대서양자유무역지대(TAFTA)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TPP에 주력하는 것은 안정적 수출시장 외에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TPP가 중국이 제외된 아시아 지역의 거대 무역블록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랜 구상인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 성격도 짙다.
미국은 TPP를 시작으로 점점 참여국을 늘려 유럽과 중동지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경제적으로 통합되는 블록을 꿈꾸고 있다.
미·EU FTA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U도 내년 중반의 유럽의회선거전에, 미국도 내년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협상이 타결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중국도 미국에 대항해 미국을 제외한 '경제동반자협정(RCEP·아세안+6)'을 추진하고 있다. RCEP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호주, 인도, 뉴질랜드와 아세안 10개국이 참여해 미국의 TPP에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EU가 합해져 힘이 커지는 것을 상쇄하기 위한 전략도 있다.
최근 아이슬란드와 FTA를 체결했고 노르웨이, 스위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북유럽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적 실리를 얻어 차후에 자원 주도권을 잡기 위한 FTA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현재 남아프리카관세동맹(SACU), 걸프협력회의(걸프 6개국), 호주와 FTA 협상 중인데 바로 자원 확보가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