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러 법원, ‘푸틴 정적’ 나발니 3년 6개월 실형 선고

러 법원, ‘푸틴 정적’ 나발니 3년 6개월 실형 선고

기사승인 2021. 02. 03. 10:5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러 당국, 나발니에게 관련 사건으로 이미 두번의 집행유예 선고 등 특혜 부여..실형 필요
러 법원, 집행유예 의무조건 고의적 회피 인정 실형선고
나발니, 법적문제 및 위반 사실 없어..무죄 및 석방 요구
756122889711597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공판이 2일 모스크바 시법원에서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로셰 횡령사건 관련 집행유예 의무 조건 위반 혐의로 진행됬다. 러 법원은 나발니의 집행유예 고의적 위반 사실을 인정해 징역형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진출처: 모스크바 시법원 공보실>
러시아 재판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러시아 일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 취소 공판에서 심리 시작 9시간여 만에 모스크바 시법원이 징역형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스크바 시법원은 2014년 이브 로셰 횡령사건 관련 재판 당시 나발니가 가택연금을 10개월 가량 이행한 점을 고려하여 해당 기간을 공제해 실제 징역기간은 2년 8개월로 선고했다.

러시아 법에 따라 나발니는 10일 안에 항소할 수 있으며, 항소하지 않을 경우 선고는 확정된다.

당일 공판에서 가장 큰 법적 쟁점인 나발니의 소재신고와 관련해 연방형집행국(FSIN)과 알렉산더 에르모렌코 모스크바 연방교도소 검사관은 “나발니가 실제 베를린 치료소에서 치료받은 기간은 지난해 8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이며 이후 자유롭게 베를린을 돌아 다니며 각종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스포츠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의 활동을 보여왔지만 최소 7번 감독 기관에 출두하지 않는 등 FSIN 당국에 신고 의무를 소홀했고 그때마다 나발니에게 집행유예 판결이 실형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라며 나발니에게 실형 선고를 요청했다.

이에 나발니 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스스로 12월 생방송에서 밝혔듯이 당시 대통령의 조치로 인해 독일로 이송되었을 만큼 자신에 소재는 온 세상이 다 알았다며 항변했고, 에르모렌코 검사관은 “소재파악은 거주 등록지를 원칙으로 하며 당시 나발니의 모스크바 주택은 비어있었다”라고 답했다.

이후 나발니의 변호인단은 나발니가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등의 사유로 18일간 혼수 상태로 있었으며 재활에 많은 시간을 소비해 집행유예 의무 사항인 출두 신고를 이행할 여건이 되지 않았으며 고의로 숨은 게 아니라고 항변했다.

또한, 연방형집행국(FSIN)는 나발니의 소재파악을 할 수 있음에도 나발니를 수배자 명단에 올린 것과 나발니와 그의 형제들에 대한 러시아의 기소가 적합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린 2017년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문을 강조하며 항변했다.

2017년 유럽인권재판소는 이브 로셰 횡령사건과 관련해서 무죄 판결을 내려 당시 러시아 사법부는 나발니에게 8만유로를 배상했지만 집행유예 철회는 기각했다.

변호인 최후발언에서 코브제프 나발니 변호인은 “HBO 드라마 체르노빌에서 당시 재난은 단순히 엔지니어의 실수가 아닌 원자로 설계 결함을 숨기려고 한 시스템이 재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예까찌리나 플로로바 검사는 나발니는 베를린 치료소에서 퇴원 후에도 두 달 동안 호텔에 머물러 이후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러시아 법원의 집행유예 결정을 고의로 위반하여 3년 6개월의 실형 처분과 나발니의 감독 책임을 소홀히 한 연방형집행국(FSIN)의 책임자 처벌 또한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플로로바 검사는 “러시아 법원은 2019년에 1만 5천여 명 2020년에는 1만 1천여 명에 대해 집행유예 위반으로 징역형을 내린 판례로 보아 징역형 구형 자체엔 특별한 것이 없다. 오히려 특별한 것은 이브 로셰 횡령사건 공판 당시 재판부는 나발니에게 두번에 걸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는 전례가 없던 판결이며 두번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유일한 러시아 시민이다. 이러한 특권에도 불구하고 나발니는 자신의 유죄 판결을 기만한 것”라고 강조했다.

자기발언 순서에서 나발니는 먼저 러시아는 유럽 평의회에 속해 있으므로 러시아 사법 체계 또한 시스템의 일부라며 2017년 유럽인권재판소 판결문을 언급하며 이브 로셰 횡령사건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 내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했다. 난 두려워하지 않으며 숨지 않는다. 내 독살과 관련한 조사에 충실히 임했다”라며 자신의 독살과 박해를 푸틴 대통령과 연관해 말했다.

이어 나발니는 “나에 대한 박해는 빈곤선 아래에 살고 국가로부터 아무 것도 받지 못하는 수백만 명의 러시아인을 포함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위협하지만 결과는 반대 일 것이다. 러시아에는 좋은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으며, 굴복하지 않는다. 우리의 고향을 궁전, 포도원, 클럽으로 바꾸기로 결정한 소수의 부패한 관리들에게 우리 나라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당국은 2일 나발니 공판에 맞추어 나발니 지지자들이 모일 것을 대비하여 인근 도로를 봉쇄했지만 나발니 지지자들은 시위를 강행해 무장경찰에게 체포됐다. 인권감시단체 OVD-인포는 시위대 35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고 보도했다.

나발니 공판는 공개재판으로 러시아 전역으로 실시간 중개되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