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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일성-김정일 흔적 지우기… ‘적화통일’ 의지 꺾인 것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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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1. 06. 02. 16:41

북한, 당규약 개정안에 '선군정치' 사라져
'투쟁'에서 '수호'로 수위 낮춰
적화통일 의지 꺾고 2국가 2체제 인정?
김정은, '최측근' 조용원과 같은 가죽 롱코트 '눈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용원 당비서와 같은 가족 롱코트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조용원은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을 꿰차는 등 권력서열 3위에 올라 김정은의 최측근임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북한의 새로운 당규약 개정안에 따르면 적화통일을 사실상 포기하고 2국가 2체제를 인정하는 듯한 내용이 추가돼 주목된다. 또 김정일 정권 때부터 이어져 오던 ‘선군정치’ 대목도 사라져 군 중심에서 당 중심의 통치 기반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아시아투데이가 입수한 북한 내부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 9일 진행한 8차 당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하고 핵심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정권의 핵심 가치인 ‘선군정치’를 삭제하고 ‘자력갱생’을 넣어 선대 지도자들의 그림자를 하나씩 지우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 통치의 최고 강령인 ‘김일성-김정일주의’는 그대로 유지하며 주체사상의 혁명성은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통일과업으로 통하는 ‘당의 목표’ 분야에서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최종 목표를 뒀다. 따라서 향후 통일의 과정에서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적 가치를 포기할 가능성은 여전히 적다.

다만 구체적인 통일전략인 ‘통일전선’ 분야에서는 과격한 문장을 대폭 수정하며 적화통일에 대한 의지를 한풀 꺾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기존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 군국주의와 재침책동을 짓부시며…”라는 문구를 “해외동포들의 민주주의적 민족 권리와 이익을 옹호보장하고 그들을 애국애족의 기치 아래 굳게 묶어세우며…조국의 통일발전과 융성번영을 위한 길에 적극 나서도록 한다”고 바꿨다.
또 기존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 평화, 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을 통일하고 나라와 민족의 통일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투쟁한다”를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의 안전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하며 민족자주의 기치, 민족대단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라고 수정했다.

전쟁을 암시하는 무력통일 추진 문구를 지웠다는 점과 ‘투쟁’에서 ‘수호’로 바뀐 부분도 사실상 적화통일 의지를 꺾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제2인자 자리를 신설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 문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를 생각하기엔 너무 이른 30대이며 그의 건강상태가 후계자 결정을 서둘러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다”라며 “제1비서직을 신설한 것은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자신은 핵심적인 정책결정에만 선택적으로 집중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의 이 같은 위임정치 방식은 권력을 확고히 장악한 데 대한 자신감이며 당원들과의 소통 부족이 단점으로 지적됐던 김정일과는 명백히 구별되는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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