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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대통령 책임’ 포스트코로나 시대, 세계는 ‘대기오염과의 전쟁’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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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1. 09. 2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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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중심가가 황사로 뒤덮여 있다. /AP연합
내년 이후 펼쳐질 ‘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의 화두로 대기 오염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5년 이후 16년 만에 한층 강화된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내놓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미세먼지를 못 잡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법원 판결이 나오는 등 세계가 선제적인 ‘대기 오염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22일(현지시간) WHO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 오염에 의한 사망 및 질병을 예방하고자 2005년 이후 처음 각 국가들에게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WHO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오존·이산화질소·이산화황·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 6종에 대한 것이다. 관심을 모으는 미세먼지는 ‘연평균 15㎍/㎥ 이하, 24시간 기준 45㎍/㎥ 이하’가 각각 유지되도록 권고했다. 초미세먼지는 종전보다 2배나 강화돼 ‘연간 5㎍/㎥ 이하, 24시간 기준 15㎍/㎥ 이하’로 제시했다.

WHO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며 “뇌부터 자궁에서 자라나는 아기까지 신체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어 “대기 오염이 심장·뇌졸중·호흡기 질환 등을 야기해 매년 700만명을 조기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권고안은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세계기상기구(WMO)는 2019년 전 세계에서 지역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한 사람이 45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이 414만명(92%), 오존 오염으로 인한 사망은 36만명(8%)이다. 지난 1990년 230만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흡연만큼 해롭다는 대기 오염은 코로나19와도 관련이 있다. 지난 6일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연구진은 대기 오염 노출과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공기 오염이 심장과 폐 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심장이나 폐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입원하면 훨씬 취약하다”는 점을 재차 상기시켰다.

심지어 미세 먼지 책임을 대통령에게 묻는 나라도 나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앙법원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 등에게 책임을 물어 대기 오염 정화 명령을 내렸다. 자카르타 수도권 시민 32명이 위도도 대통령 등에게 제기한 소송에서 재판부는 깨끗한 공기를 만들고자 하는 대통령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지적하며 “대기질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자카르타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과학과 기술에 기반을 둔 중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만 무려 3000만명에 달하는 자카르타의 공기 오염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나쁜 것으로 악명 높다. 전문가들은 자카르타 대기오염이 시민들과 특히 어린이 건강에 위협적이라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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