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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전기차 대중화, 충전 인프라부터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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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21. 10. 28. 06:00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전기차’다.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차보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지난해부터 2년 연속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약 10만5000대로 전기차 보급이 시작된 2011년 이후 10년간 보급된 전기차 19만1000여대의 절반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수급난에도 정부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유례없는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현대차·기아를 필두로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내년까지 30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보급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기차 대중화’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의 구매보조금 지원 덕에 국내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전기차 보급 확대의 핵심 과제인 충전 인프라 구축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충전소 1기당 전기차 수는 약 2대로 10대가 넘는 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국가 대비 양호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충전소·충전기 설치 지원에 투입한 예산이 2011년 70억원에서 2019년 1650억원까지 크게 늘었다가 지난해 반토막 난 점도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대한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전기차 완속충전기와 비교해 급속충전기의 보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해 하반기 기준 급속충전기 1기가 감당해야 하는 전기차는 평균 14대로 지역별 격차도 여전히 크다. 전기차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울산·세종·전북·전남 지역은 다소 여유가 있는 반면 전기차 보급이 많은 부산·서울·인천·대전은 급속충전기 1기당 전기차 수가 최소 20대를 넘는다. 완속충전기 보급의 경우 급속충전기보다 5배 이상 많은 7만8200여기에 달하지만, 완전 충전까지 4~5시간이 걸리는 탓에 아파트·백화점 등 장시간 전기차를 세워둘 수 있는 곳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적 제약도 소비자로선 큰 부담이다.

정부의 충전소·충전기 설치 속도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는 원활한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무엇보다 급속 충전이 가능한 일부 전기차 충전소로의 병목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만큼 구매보조금 지급뿐 아니라 급속충전기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 관계기관의 충전 인프라 확충 대책이 시급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전기차 배터리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갖춘 전기차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통 큰 투자와 실질적인 규제 완화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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