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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종교 간 공존의 핵심 ‘같은 한국인’

[기자의 눈] 종교 간 공존의 핵심 ‘같은 한국인’

기사승인 2022. 07. 1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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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앞선 공동체 의식이 평화 가져와
공동체 의식 유지 위해 종교가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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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나라를 둘러보면 한나라 안에 종교가 다양할 경우 피를 부르는 종교 갈등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대한민국도 다종교 국가로, 크게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민족종교 등이 있다. 그럼 대한민국은 왜 종교 간 갈등이 적은 것일까.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종교에 앞서 '같은 한국인'이란 공동체 의식이 더 강한 점을 꼽는다. 알게 모르게 한국인의 무의식에는 한국인 다음에 종교인의 정체성이 있다. 학연과 지연으로 끈끈하게 엮인 우리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런 연대의식은 종교 갈등을 희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가조찬기도회, 팔만대장경, 세속오계(世俗五戒), 천주교의 유신독재 반대 활동 등은 종교가 국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사례다. 최근에도 공동체 질서를 종교만큼 중시한 예가 있다.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은 지난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과 7대 종단 지도자 간담회에서 '청와대 불상 훼손' 사건과 관련해 불교계에 사과했다. 불상을 훼손한 사람이 기독교인을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개신교 주요 연합기관의 수장이 공동체 질서가 종교만큼 중요하다고 답한 셈이다.

종교 간에는 섞일 수 없는 마지노선이 존재한다. 과거 영국 국왕 제임스 1세는 무리하게 기독교 종파 간 통합을 시도했다가 사회적 갈등만 더 키웠다. 이 불씨는 아들인 찰스 1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데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로 다른 건 다른 것이다.

다만 서로의 존재를 인정만 하면 된다. 종교는 달라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정체성과 민족 문화를 지키는 한 '같은 한국인'이고 우리의 이웃이다. '같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면 타 종교인을 배제할 수 없다. 나와 같은 고향사람일수도 있고, 같은 고등학교·대학의 선후배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대한민국의 성직자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예배와 법회, 미사 때 잠시라도 시간을 내서 같은 한국인이란 공동체 의식을 강조해달라. 이것을 '국가주의'라고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우리는 성별·계층·정치 이념 등을 이유로 너무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같은 한국인임을 잊는 순간 우리사회는 돌이킬 수 없어진다. 우리사회에서 종교가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는 사회 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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