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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러 석유 수입 계속”·튀르키예 “루블화 결제 확대”…자국이익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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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11. 09. 15:52

RUSSIA-INDIA-DIPLOMACY <YONHAP NO-5391> (AFP)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왼쪽) 인도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사진=AFP 연합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와 튀르키예는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고 루블화 결제를 확대하는 등 독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이들 두 국가가 대러 제재의 회피처로 작용해 제재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러시아는 안정적이고 오랜 기간 검증된 파트너"라면서 러시아산 석유를 계속 구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현재 에너지 시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석유·가스 소비시장이지만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낮은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도 소비자가 국제 시장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거래가 인도에 유리하게 작용했으며, 그렇다면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인도는 자국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주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옐런 장관은 인도가 가격 상한제를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며 협력을 촉구하고 있지만, 인도는 이미 러시아로부터 저렴한 가격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고 TOI는 지적했다. 현재까지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인도 원유 수입량에서 러시아산 원유가 자치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러 제재로 서방 시장 접근이 어려워진 러시아가 원유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인도와 중국 등에 수출하면서 러시아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급격히 증가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인도에 에너지 공급을 늘릴 것이며 탄화수소 수출 등을 포함해 인도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 장관은 이날 방위사업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이 현대식 군사 장비 공동생산과 기술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자력 및 우주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하길 원한다는 뜻을 자이샨카르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평화를 추구하고 국제법을 준수하며 유엔 헌장 지지한다"며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튀르키예도 가스 수급 안정화를 위해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날 파티 돈메즈 튀르키예 에너지부 장관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러시아와 에너지 무역에서 루블화의 결제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 속에 자국 통화를 강화하기 위해 루블화로 에너지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에너지 무기화를 강화해왔다. 이에 지난 8월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양국 통상을 증진하기로 합의하면서 러시아산 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물가폭등과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터키의 경제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러시아산 원유를 할인된 가격에 사들이면서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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