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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견제” EU, 동남아에 13조8000억원 쏟아붓는다

“러·중 견제” EU, 동남아에 13조8000억원 쏟아붓는다

기사승인 2022. 12. 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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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GIUM-EU-ASEAN-SUMMIT <YONHAP NO-0302> (AFP)
14일(현지시간) EU(유럽연합)-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왼쪽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FP 연합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협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와 밀착하고 있다. EU(유럽연합)는 오는 2027년까지 동남아 국가들의 인프라 발전을 위해 100억 유로(약 13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과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순환의장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 공동 주재로 EU-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번 정상회의는 양측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45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대면 회담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가 추진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의 일환으로 2027년까지 아세안 회원국의 인프라 정비를 위해 100억 유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2027년까지 최대 3000억유로(약 400조9500억원)를 투입해 전 세계 사회기반시설 정비, 유럽의 공급망 강화, EU 무역 촉진,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화 등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로,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항하는 성격을 지닌 계획이다.

이날 채택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EU와 아세안의 경제협력 강화가 핵심이었다. 공동성명은 "지속할 수 있고 포괄적인 무역 및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며 "탄력적이고, 효율적,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인 지속 가능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명시했다.

특히 EU는 에너지와 디지털 분야의 인프라 투자를 강조했다. EU는 아세안에 대한 투자금이 "동남아 국가의 그린경제 전환을 지원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아세안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공급망 위기를 타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EU는 남중국해 등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아세안 회원국들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도 영유권 분쟁 관련 중국에 보내는 우회적 압박 메시지가 담겼다.

이들은 "우리는 2002년 체결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2002년 남중국해에서 무력 분쟁을 막기 위한 행동선언을 채택했다.

훈센 총리는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두 지역의 파트너십이 더욱 진화하고 포괄적인 형태가 됐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는 아세안 회원국 간 입장차가 드러났다. 공동성명은 "대부분의 회원국이 전쟁을 규탄했다"면서도 "상황 및 제재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와 평가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훈센 총리는 라오스, 태국, 베트남 등이 유엔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쿠데타 군부가 장악한 미얀마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옹호하는 등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EU-아세안 정상회의에 미얀마 군부는 초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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