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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대통령실 몰아주기에 ‘컨벤션 역효과’ 우려 높은 與 전대

[기자의눈] 대통령실 몰아주기에 ‘컨벤션 역효과’ 우려 높은 與 전대

기사승인 2023. 0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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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천현빈 기자.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내분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한국 정치판을 보면 정반대다. 보수는 계파 갈등으로 제 살을 깎아먹고 있으며, 진보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로 동력을 잃고 있다.

정치 경험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기도 전에 '친윤'이란 말이 나왔다. 이젠 '진윤'이란 말도 나온다. '비윤·반윤·친안' 등 115석 정당에 계파가 계속 생겨난다. 윤핵관의 실체는 없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다 안다. 친윤 중에서도 윤핵관이 누구인지 말이다.

국민의힘은 코앞으로 다가온 3·8 전당대회에서 최대한 컨벤션 효과를 누려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 최대 정치 이벤트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얻고 지지층을 결집할 기회는 흔치 않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컨벤션 역효과만 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각 후보들은 상호 비방에만 열을 올리면서 되레 반대진영의 공격 빌미만 주고 있다. 안철수 후보 말대로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대가 이전투구 양상이다.

국회에서 만난 여당 중진의원은 기자에게 "이럴 거면 차라리 전대를 안 하는 게 낫지 않나"라며 "국민의힘 약점만 공개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당대표 출마가 유력했던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공개 비판에 완전히 무너졌다. 안 후보도 '윤안연대'라는 말 한 번 잘못 꺼냈다가 대통령실 저격에 치명타를 입고 몸을 낮췄다.

여당 역사상 대통령실의 특정후보 몰아주기가 이처럼 노골적이었던 적이 있었나. 오죽하면 "차라리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임명하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젠 윤 대통령의 '여당 명예대표론'도 거론된다. 여당이 대통령 입김에 이리저리 휘둘리니 쓴 소리를 하는 사람도 없다. 전대에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김기현 후보의 '밀실부부' 언급엔 아무 말도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

계파 싸움에 대통령실 몰아주기까지 겹치며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는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이 제 아무리 "당권 개입은 없다"고 항변해도 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안다. 대통령실의 공개 저격을 받은 정치인들이 어디 한 둘인가. 내부총질로 쫓겨난 이준석 전 대표부터, 대통령과 동급 시도에 맥도 못 춘 안 후보, 부적절한 행실로 저격당한 나 전 의원까지. 여당에게 대통령은 건들면 안 되는 '성역화'된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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