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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간판에 ‘오션’ 넣나…김동관 vs 정기선, ‘해양 패권’ 경쟁

새 간판에 ‘오션’ 넣나…김동관 vs 정기선, ‘해양 패권’ 경쟁

기사승인 2023. 03.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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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HD현대, '오션' 상표권 출원
신사업 포괄 '사명 변경' 바람 거세
"새 이름 바꿔 달고 변화 꾀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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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오션 vs 한화오션(?)'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경쟁구도는 한화의 조선업 진출로 촉발됐다. 한화는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선박엔진 회사인 HSD엔진 인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강력한 도전자의 출현에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켜온 HD한국조선해양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와 HD현대가 최근 '오션'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상표권을 각각 출원하면서 해양 패권을 둘러싼 샅바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9일 'Hanwha OCEAN'(한화오션)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어 15일 HD현대는 'HD오션', '현대오션'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처럼 한화와 HD현대가 '오션'을 넣은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사명을 변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사업 내용을 한정 짓는 게 아닌 새로운 사업까지 포괄할 수 있는 사명으로 바꾸는 추세이기도 하다. 대우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 등 기존 조선업을 강조하는 사명을 탈피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사명을 어떻게 변경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최근 '한화오션' 영문명을 통해 상표권을 출원한 만큼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 측에서는 아직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사명 변경을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확정한 건 아니다"며 "(사명은) 기업결합 승인이 난 이후에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HD현대도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사명을 HD오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사장이 지난 1월 'CES 2023'에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선언하며 바다를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었기 때문이다.

HD현대는 최근 출원한 'HD오션', '현대오션' 등의 상표권과 관련해서 사명 변경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HD현대 관계자는 "그룹의 이름과 상징을 바꾼 뒤 HD현대라는 정체성을 키우고 유사상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한국조선해양의 주주총회에서는 사명을 'HD한국조선해양'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현대중공업도 HD현대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현대그룹으로 명칭을 바꾼 만큼 계열사들도 사명에 HD를 추가하는 모습이다.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은 차기 총수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인물인 만큼 새로운 사명을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서는 대우조선해양과 HSD엔진의 인수전을 김 부회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의 경우 정 사장이 경영 전면에 적극 나서면서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 HD현대 역시 선박엔진 회사인 STX중공업 인수를 추진 중이다.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은 각각 1983년생, 1982년생으로 재계에서는 절친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절친이었던 두 사람이 조선업 패권을 두고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은 아직 그룹의 총수가 아니기 때문에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한화가 조선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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