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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이냐 美냐…‘보조금’ 사이에 두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심’

中이냐 美냐…‘보조금’ 사이에 두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심’

기사승인 2023. 03. 2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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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삼성·SK 등 반도체 기업들 中·美 선택 기로에 직면"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제공=삼성전자
미국 반도체지원법(CSA)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확장할지, 중국에서의 생산시설 운영을 유지할지 선택의 갈림길에 직면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도체법 시행을 직면한 삼성·SK 등 반도체 기업들의 상황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 지원법 세부 규정에서 중국을 포함한 '우려 대상' 국가에서의 생산과 연구를 상당 부분 제한했기 때문이다.

반도체법은 지난해 8월 제정된 28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반도체 육성 산업법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에 확장하고 중국과 기술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업체들에 연방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 연방 보조금을 받길 원하는 기업들은 향후 10년 동안 중국에서의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며, 중국 내 생산설비 확대에 10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중국을 포함한 우려 대상 국가에서의 합동 연구나 기술이전 라이선스 체결도 제한한다.

WSJ는 "세계 반도체 업계가 지난 수 년간 중국에 생산시설을 투자해왔다"며 "이들이 글로벌 생산여력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왔단 점에서 미국의 '대중 가드레일'은 업계의 고민거리"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에 상당한 생산시설을 갖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가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공장, 쑤저우에는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메모리칩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다롄에는 3년 전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플레시 메모리칩 시설이 있다. TSMC도 중국 난징과 상하이에 각각 제조시설을 두고 있다.

IT시장 연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은 글로벌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생산의 약 16%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도 전 세계 D램 메모리칩 생산의 12%를 담당하며, 다롄의 낸드플래시도 세계 생산의 6%를 차지한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공개한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신청 절차에서 예상 현금흐름 등 사업의 경제성을 추산하는 데 필요한 금융 모델을 제시했다.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가동률·예상 웨이퍼 수율·생산 첫 해 판매 가격·이후 연도별 생산량과 판매 가격 증감 등을 입력하도록 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미국에 제출면서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여 보조금을 받는 게 유리할지, 보조금 신청을 포기하는 게 나을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지는 않았으나 향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조금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보조금 신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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