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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BIFF] “영화 없으면 주윤발도 없다” 주윤발, 연기 인생 50년에 2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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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3. 10. 05. 13:49

주윤발 '한국에서 배운 하트'
주윤발/연합뉴스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이 없다고 생각한다. "

중화권 배우 주윤발이 재치있는 입담과 진중함을 오가는 입담으로 자신의 연기 인생을 털어 놨다.

주윤발은 4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2009년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홍보차 내한했던 2009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올해 수상자는 1980년대 홍콩 누아르의 전성기를 이끌며 '영웅본색' '가을날의 동화' '첩혈쌍웅' '와호 자룡'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원한 큰 형님' 주윤발이다. 주윤발은 이날 오후 오픈 토크 및 핸드 프린팅 행사에 참석하며, 오픈 시네마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신작 '원 모어 찬스'은 물론 그의 대표작 '와호장룡' '영웅본색'이 함께 상영된다.
◆다음은 주윤발 기자회견 일문일답.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다. 우선 부국제에서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50년만에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신나고 많은 팬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부산을 방문한 소감은?
"부산은 굉장히 아름답고 아침에 이틀 연속 러닝하러 나갔다. 사람들이 저를 반가워해서 덩달아 기뻐했다. 음식도 굉장히 잘 맞고 일정이 끝나면 낙지를 먹으러 갈 것이다. '원 모어 찬스'의 장르를 안 한 지 오래돼 저 역시 기대가 된다. 한국 팬들이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동백섬에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하늘이 너무 예쁘더라."

#팬으로서 건강한 모습 보니 기쁘다. 7월에 와병설이 돌았는데 지금 건강 상태가 어떤지?
"와병설이 아니라 저 죽었다고 가짜뉴스가 떴더라.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이니까 저는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취미를 찾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11월 19일 하프 마라톤을 뛸 것이다. 10km를 뛸 것이고 계속 연습을 할 것이다. 뛰었다가 죽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는 이런 뉴스가 안 나오겠지요?"

#여전히 한국 팬들은 '영웅본색'을 많이 사랑하고 있다. 직접 대표작 세 개를 꼽는다면?
"사실 작품마다 굉장히 좋아하고 애정도 다 다르다. 영웅본색은 방송국을 떠나 만난 작품이라 조금 더 임팩트가 다가왔던 것 같다. 영화는 짧는데 긴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드라마가 100회를 찍은 것에 비하면 영화는 대단하다. '와호장룡'도 있고 '첩혈쌍웅'도 있다.

#50년 연기 인생을 돌아본다면? 한국 관객들이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사람을 닮아서인가. 중국 불학에서는 '지금 이 순간만이 진짜'라는 말이 있다. 이 자리에 앉아 있지만 제가 안 보이면 그 순간은 이미 지났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간보다는 지금 이 순간 현재가 가장 소중하다. '지금 순간을 살아라. 지금 있는 사람에게 잘 하라'는 말을 좋아한다."

#현재 홍콩영화 상황은?
"검열이 많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영화 같은 것들을 만들려면 여러 부서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본 이런 것들이 검열을 받아야 해서 힘든 순간들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홍콩 정신이 있는 영화들을 만들려고 한다. 1980년대에 홍콩 영화를 많이 보셨던 분들이 영화를 본다. 1997년 이후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래서 조금 우리 정부가 하는 지침을 따라야 했고, 이게 중요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자금이나 펀드를 받는 것도 어렵고 중국 시장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해결책을 찾을까.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갈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인생의 변곡점이 있다면?
"인생에서 잊지 못할 변곡점의 순간은 제가 마라톤을 한다. 지금은 러닝에 마라토너라고 볼 수 있다. 인생의 첫 번째 시기가 60년이 지났고 60년은 마라토너가 된 것이다. 이미 과거는 영화고 지금은 마라톤에게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인생이다."

#신작 '원 모어 찬스'은?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이런 장르의 영화를 안 한지오래 돼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든다. 부자지간의 정을 다루는 영화를 좋아한다. 관객들이 감동적인 장면에서 울지 안 울지 몰라 스포일러를 하지 않겠다. 하고 싶은 영화는 제한을 두고 싶지 않다. 이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제안을 주시면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다. 당분간 촬영 일정이 없으면 운동선수로 보내고 싶다."

#전재산 8100억원을 기부했다.
"제가 기부한 게 아니라 아내가 기부한 것이다. 저는 기부하고 싶지 않았다(웃음). 제가 힘들게 번 돈이다. 제가 용돈을 받으며 살고 있고 정확히 사실 얼마를 기부했는지 저도 모른다. 어차피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안 가지고 왔기 때문에 갈 때도 아무것도 안 가지고 가도 상관 없다. 나만의 플렉스는 휜쌀밥 두 그릇이면 된다. 아침은 안 먹고 점심, 저녁 흰 쌀밥 한 그릇씩이면 충분하다. 지금은 당뇨가 있어 가끔 하루에 한 그릇만 먹는다. 가장 큰 플렉스는 카메라 렌즈다. 비싸봤자 중고라 샀다. 엑스레이까지 찍을 수 있는 렌즈로 한 번 촬영했는데 너무 예쁘다."

#나에게 배우란 어떤 의미, 연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시골 작은 바다 마을에 태어나 배우의 길을 시작했다. 영화는 많은 지식을 가져다 줬다고 생각하고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세상을 가져다줬다고 생각한다. 짧은 두 시간에 한 사람의 생애를 연기하면서 인생을 경험한다는게 인생의 도리를 알게 해줬고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이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영화 50년 더 한다면 볼 사람이 있을까. 한국 자주 와서 미용 시술 같은 걸 받아야겠다. 제가 102세까지 이 모습을 유지할 수 있으면 된다."

#전설적인 배우로 알려진 것은 전설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그 이상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서 인 것 같다. 이번 부국제에도 신작을 가지고 왔다.
"저는 이 나이에 배우에서 운동선수로 전환하는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는데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운동선수로 전환할 수도 있다. 좋은 성적 못 내면 배우를 할 수도 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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