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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팔레스타인 원조 둘러싸고 이견…‘인도주의 위기’ 심화 우려

EU, 팔레스타인 원조 둘러싸고 이견…‘인도주의 위기’ 심화 우려

기사승인 2023. 10. 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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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팔 지원 전면 중단' 발표 번복…"긴급검토 착수"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면봉쇄 지시…물품 공급 '뚝'
ISRAEL-PALESTINIANS/ <YONHAP NO-0254> (REUTERS)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연기와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구호·개발 원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조 자금이 자칫 테러에 오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각국이 지원을 중단하고 나선 것인데,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라는 반박도 제기돼 서방 내에서도 이견차가 드러났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대규모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올리버 바헬리 EU 확대정책 담당 집행위원의 발표를 약 5시간 만에 철회했다.

EU는 "지불 중단은 없다"면서도 팔레스타인 지원에 대한 긴급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U는 검토 목적에 대해 "EU의 자금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테러 단체에 간접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바헬리 집행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서 "최대 기증자인 EU 집행위원회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총 6억9100만 유로(약 9800억원) 규모의 개발원조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할 것"이라면서 모든 대금 지불이 즉시 중단되고 새로운 예산안도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바헬리 집행위원의 발표 이후 스페인, 아일랜드, 룩셈부르크를 비롯한 일부 EU 회원국들이 지원 중단 결정에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외무부는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바헬리 집행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아일랜드 외무부도 "EU 개별 의원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으며, 우리는 원조 중단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유럽의회의 에빈 인시르 의원은 하마스의 공격 때문에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을 처벌하는 것은 "폭력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묘사했다.

EU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면 원조 중단 방침을 선회했지만, 이미 EU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팔레스타인으로 흘러가는 돈줄 막기에 나섰다. 전날 스벤야 슐체 독일 개발부 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끔찍한 전환점"이라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팔레스타인에 연간 3억4000만 유로를 지원해왔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이날 "테러의 정도가 너무 끔찍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1900만 유로 규모의 원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해외 원조가 줄어들며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사는 23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인도주의 위기에 봉착했다. 유엔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약 210만명이 인도주의적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가 100만명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하면서 전기와 인터넷을 비롯한 식량, 식수의 공급도 끊을 것으로 보인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가자 발전소가 유일한 전력원이며 며칠 내 연료가 바닥날 수 있다"면서 40만명 이상에 대한 수도, 위생 서비스 공급이 약화됐다고 전했다.

EU 외무장관들은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팔레스타인 개발원조 검토 등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 사태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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