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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예술 문턱 낮춘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 별세

고급예술 문턱 낮춘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 별세

기사승인 2024. 01. 0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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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6년 재직하며 공연 영상화사업 이끌어…75세에 가수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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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송의주 기자
고급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문화 저변 확대에 앞장선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

예술의전당은 2013~2019년 예술의전당 14·15대 사장을 지낸 고학찬 전 사장이 지난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5일 밝혔다.

제주도 출신인 고인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70년 동양방송(TBC)에 PD로 입사했다. TBC에서 라디오 드라마 '손오공', 코미디 프로그램 '좋았군 좋았어', 오락 프로그램 '장수만세' 등을 연출했다. 1977년부터는 방송작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 언론 통폐합 이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고인은 식당 매니저, 바텐더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미국에서도 방송계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고 뉴욕 KABS-TV 편성제작국장으로 일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제일기획 Q채널 국장,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겸임교수, 삼성영상사업단 방송본부 총괄국장 등을 지냈다. 또한 윤당아트홀을 운영하며 다양한 연극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고인은 예술의전당 역사상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6년의 임기 동안 '아이디어 뱅크'로 불릴 정도로 의욕적으로 일했다. 국내 최초로 우수 레퍼토리 공연을 영상화해 국내외에 상영하는 공연 영상사업을 추진해 예술 대중화에 기여했다. '예술의전당 가곡의 밤'을 직접 기획하고 60회 넘게 진행을 맡았다.

예술의전당 사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2019년 유튜브 채널 '고학찬의 비긴어게인'을 시작하며 어린 시절부터 가슴에 품어왔던 가수의 꿈을 폈다. 75세 나이에 인사동에서 가수로 단독 공연을 하며 '늦깎이 데뷔'를 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는 패션모델을 자처하며 '시니어 패션'도 선보였다.

"허름한 고깃집이나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술 한 잔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던 그는 늘 '헝그리 복서'처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자 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후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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