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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이민법’ 추진 佛 총리 사임…마크롱, 레임덕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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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4. 01. 09. 16:19

새 정부 임명 전까지 직무 계속 수행
FRANCE-POLITICS/BORNE <YONHAP NO-0308> (REUTERS)
지난해 7월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연금개혁과 이민법으로 진통을 겪은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정권의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 8일(현지시간) 사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엘리제궁은 보른 총리가 이날 오후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보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임 서한에서 "전례 없는 의회 여건 속에서 연금개혁, 이민법, 프랑스가 직면한 과제와 프랑스 국민의 우려에 대응하는 각종 법률을 통과시켰다"면서 "이러한 개혁을 계속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른 총리는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요구에 부응해 자진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엘리제궁은 보른 총리가 "새 정부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서 보른 총리는 국가를 위해 매일 모범을 보여주었다며 "정치인의 용기, 헌신, 결단력으로 우리의 프로젝트를 실행해주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프랑스의 두 번째 여성 총리인 보른 총리는 지난 2022년 마크롱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직후 총리로 임명됐다. 보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연금개혁과 이민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특히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안은, 하원에서 정부 여당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해 처리가 어려워지자 헌법 제49조 3항을 발동해 하원의 표결 없이 통과됐다. 이에 야당은 총리직 사퇴를 요구하며 여러 차례 불신임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진보 진영이 크게 반대하는 이민법 개정안을 밀어붙여 또 한 번 사퇴 위기에 몰렸다. 이 때문에 프랑스 정치권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되찾고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 총리 교체를 포함해 일부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들은 유력한 후임 총리로 가브리엘 아탈(34) 교육부 장관을 거론하고 있다. 아탈 장관은 마크롱 대통령 집권 1기 후반 정부 대변인, 집권 2기 초반 공공 회계 장관을 지낸 뒤 지난해 7월 교육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탈 장관이 총리로 임명되면, 1984년 37세에 임명된 로랑 파비우스 총리의 기록을 깨고 프랑스 최연소 총리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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