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윤현정 컬처&] 세계에서 가장 큰 카페, 요트 타고 가는 섬 카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128010016499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1. 28. 17:52

2024012901050019686
여수 예술랜드. /제공=여수 예술랜드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 중의 하나인 '카페'. 현대인들에게 이곳은 더 이상 커피나 차 등 음료를 마시기 위한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책을 읽고 공부하는 도서관이기도 하며,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는 사무실, 나 홀로 사색에 잠기며 여유를 즐기거나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란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백다방의 저렴한 1500원짜리 커피에서 컨플릭트 스토어의 7만원짜리 커피 오마카세까지. 밥은 안 먹어도 커피는 꼭 마셔야 하고, 밥보다 비싼 디저트를 아낌없이 즐기며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는, 이른바 '카페투어'까지 등장했다.

네이버 키워드 월간 검색량을 살펴보면 맛집이 90만, 여행·패션이 각각 9만인 데 비해서 카페 검색량은 120만에 달한다. 또한 월간 80만개 이상의 카페 관련 블로그가 발행된다고 하니, 과연 우리 삶에서 카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대단한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문화적 양상과 카페를 즐기는 트렌드에 따라 공간의 모습 역시 변화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흐름이 바로 '대형화 & 콘텐츠화'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커피(Coffee)가 아니라 문화(Culture)를 판다'는 콘셉트로 매장 자체를 '명소화(Landmark)'하는 초대형 규모의 카페인 '더(THE)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규모의 리저브 매장인 '더 제주송다파크점'을 오픈했고, 이보다 앞서 8월에 전남 여수에 문을 연 '더 여수돌산점'은 하루 평균 2000명 안팎의 방문객이 찾아오며 여수의 '핫 플레이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디오름'은 3개의 층을 서로 다른 콘셉트로 꾸민 미디어존과 포토존으로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안산시에는 1300평 규모의 미디어아트와 액티비티를 겸한 이색 카페 '몽환'이 문을 열었다. 이 밖에 5000평 규모의 조각공원과 어우러진 제주도 '미스틱3도', 갤러리와 수변공원이 조화를 이룬 1만평 규모의 '모나무르' 등 기존의 '카페' 고정관념(?)을 넘어선 공간들이 넘실대고 있다.

특히 김포시의 카페 '포지티브 스페이스 566'은 실내 면적 3600평에 2190개 좌석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카페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는 이전에 가장 큰 카페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사우디아라비아 '알
마사 카페'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인데, 최근 대형화 추세를 보면 이런 위상도 그리 오래 유지하지는 못할 것 같다.

2024012901050019683
카페 라피크. /제공=카페 라피크
그 이유는 바로 여수의 라피크(초대형 오션카페)를 운영하는 예술랜드에서 조만간 2만평 규모의 카페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니 말이다. 실제로 바다를 끼고 있는 이 지역은 360도 파노라마 오션뷰(Ocean View)가 펼쳐지는 곳으로, 야외 정원과 미디어전시를 품은 문화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그저 쇼핑하러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닌, 커피숍에 가서 쇼핑도 하고 전시도 관람한다는 일종의
'반전' 콘셉트다.


이뿐만 아니라 예술랜드 소유주 김현철 회장은 완도에 위치한 3000평 규모의 섬 전체를 카페로 조성하여 요트를 타고 가는 카페를 오는 5월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삼
삼오오 몰려들지. 특히 인구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는 지방에 '정주 인구'가 아닌 명소를 찾아 발품을 파는 '관계 인구'가 많아지면 카페라는 공간이 로컬(Local)에 좀 더 활력을 불어넣는 매개체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기존의 상식을 무너뜨리며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이색적인 카페들. 그다음에 이어질 미래 청사진은 과연 어떤 문화를 담는 공간이 될지 자못 기대가 크다.

윤현정 시인·아이랩미디어 대표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