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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향,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서 구현

한국의 향,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서 구현

기사승인 2024. 02. 2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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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탈리아서 개막 한국관 주제는 '오도라마 시티'
입양인·탈북민 등 사연 모아 17개 냄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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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 전시 기자간담회에 구정아 작가(오른쪽부터), 예술감독 이설희, 야콥 파브리시우스가 참석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고향을 떠난 이들이 기억하는 한국의 향이 오는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60회 베네치아(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에서 되살아난다.

4월 17일 개막하는 한국관에서는 구정아 작가의 '오도라마 시티'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린다. '오도라마 시티'는 영어로 냄새를 뜻하는 '오도(odor)'와 '드라마(drama)'를 합쳐 만든 단어다.

전시는 회화나 영상 등 시각적인 작품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향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국에서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향을 찾기 위해 구 작가와 전시팀은 지난해 6∼9월 한국 외교부와 재외 한국대사관, 한국계 입양인, 세계 각지 한인, 한인 학교, 한국계 미국인 협회, 탈북민, 서울 외신기자 클럽 등을 대상으로 한국 도시·고향에 얽힌 향 이야기 600여편을 수집한 바 있다.

이 중 25명의 기억을 선정한 뒤 향수업체 논픽션과의 협업을 통해 17개 향을 개발했다. 한국관 전시장에서는 디퓨저를 내장한 브론즈 조각을 이용해 16개 향을 분사하고, 향수 1종을 선보인다.

한국과 얽힌 향 가운데 좋은 냄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사람이 떠올리는 한국의 향을 조사한 결과 1960년대 이전 기억에서는 비에 젖은 흙냄새, 녹음과 같은 자연의 향을 주로 떠올렸다면, 1960∼1980년대에는 매연과 탄내, 오염된 공기 등 부정적인 냄새가 자주 언급됐다. 또한 1990∼2000년대에는 공중목욕탕과 밥 짓는 냄새 등 유년의 따뜻한 기억이, 2010년대에는 비 온 뒤 아스팔트 냄새, 지하철의 차가운 금속 냄새 등이 얘기됐다.

이설희 한국관 공동 예술감독은 "전시되는 향 가운데 아름답지 않은 향도 있다"며 "향을 삶의 한 부분으로 접근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구 작가는 "절대적으로 향을 전시하기로 결정했다"며 "보이지 않는 물질도 물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전시를 통해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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