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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특수’, 극장가에 온기 더할까

‘아카데미 특수’, 극장가에 온기 더할까

기사승인 2024. 03. 0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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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것들' '패스트 라이브즈' 등 줄개봉
"수상여부 따라 흥행성적 갈릴 듯"
제96회 아카데미 후보작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와 2개 부문에 각각 노미네이트된 '가여운 것들'(왼쪽)과 '패스트 라이브즈'가 지난 6일 나란히 개봉됐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CJ ENM
영화 '파묘'의 흥행 성공으로 모처럼 온기가 감돌고 있는 극장가에 계속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이른바 '아카데미 특수'를 노린 아카데미 주요 부문 후보작들이 줄줄이 관객들과 만난다.

오는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여우주연·남우조연 등 주요 11개 부문 후보에 오른 '가여운 것들'과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작품·각본 등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패스트 라이브즈'가 지난 6일 함께 개봉됐다. 또 각본 부문 노미네이트작으로 36세 기혼 여성과 13세 남학생의 불륜 혹은 사랑 실화를 그린 '메이 디셈버'는 오는 13일 공개된다.

7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가여운 것들'은 전날 하루동안 1만3536명을 불러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다. 이 영화는 여우주연상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는 엠마 스톤의 파격적인 '인조인간' 연기와 '더 랍스터' '킬링 디어' 등으로 영화 마니아층에게 이름을 알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치 전복적인 연출력이 돋보인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1만5009명으로 '가여운 것들'의 뒤를 이었다.

이처럼 두 편 모두 1위인 '파묘'와 2위인 '듄: 파트2'에 비해선 아직은 턱없이 뒤처지는 초반 흥행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음주 아카데미 수상 여부에 따라 관객몰이 추세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게 극장가의 관측이다. 특히 '패스트 라이브즈'는 최다(13개) 부문 노미네이트작인 '오펜하이머' 등을 물리치고 수상할 경우, 지난 2021년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극장을 자주 찾지 않는 관객들의 관심까지 불러일으키며 113만 관객을 동원했던 '미나리'처럼 흥행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수상 결과와 상관없이 이들 작품의 상업적인 성공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우선 '가여운 것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폭 넓은 연령대의 관객들을 동원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서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미나리'보다 낮은 주요 출연진의 인지도와 잔잔하다 못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는 극 전개 등 떨어지는 대중성이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와 함께 "아카데미는 물론이고 칸 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의 수상이 흥행을 담보하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 일"이라는 한 영화계 관계자의 단언대로, '이름값'에 좌우되지 않는 'MZ세대' 관객들의 달라진 성향 역시 '아카데미 후광 효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하철승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스코틀랜드 작가 알라스데어 그레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가여운 것들'은 연출자의 정교한 미장센 제조 능력 만큼이나 문학성이 눈에 띄고, '패스트 라이브즈'는 주로 대사와 상황을 통한 주제 전달이 두드러진다"면서 "이 같은 특징에 요즘 관객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모르겠으나, (만약 관람한다면) 꽤 독특한 경험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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