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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칼럼] 고령사회에 필요한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

[이병욱 칼럼] 고령사회에 필요한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

기사승인 2024. 03. 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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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이병욱 (SDMI 고문·경영학 박사)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집 안과 밖에서 낙상사고 등으로 입는 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고령사회가 된다. 넘어져 오랜 기간 병원 신세를 지고 결국 요양병원에서 고독사하는 분들까지 고려하면 낙상 등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사망자는 갈수록 많아질 것이다. 낙상자의 병원비는 물론 가족들의 간병 부담까지 감안하면 경제적 손실 또한 막대할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 기준으로 유럽연합 27개국에서 노인들이 넘어져서 사망하는 인구는 연 4만명에 달한다. 이들 국가들은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낙상이나 추락 등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서 낙상사고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여전히 증가 추세라고 한다.

그래서 각국은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낙상이나 추락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 중 하나가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1990년 미국의 로날드 메이스씨가 제창한 디자인 개념인데 문화, 언어, 국적, 연령, 성별의 차이, 장애와 능력의 유무에 관계없이 누구라도 이용하기 쉽게 시설, 제품, 서비스, 환경, 정보를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유엔미래보고서 2040〉에 따르면, 미래사회 메가트렌드의 하나가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의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심의 제품 디자인 관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정책을 강구해 오다가 서울특별시 등 일부 지자체들이 공공디자인 관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령(Aging)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확충하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장애인과 고령자 등 '약자'의 장벽을 없애는 사고방식이다. 말하자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고령으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므로 이제 '장애인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 곳곳을 유니버설 디자인을 하면, 일반인들도 늙어서 편안해진다'는 것을 인식해서 사고방식의 일대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공공시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슬로프와 자동문은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허리나 다리가 불편한 분들과 유모차 이용자에게도 편리한 설비이며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확대 적용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서울시를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본 유형의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점차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초보 수준이다. 특히 전통가옥이 많은 지역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디자인 개념이 적용되기 어렵다.

계단 없는 건물, 문턱 없는 바닥, 고령인구나 장애인 등이 끌고 다닐 휠체어가 어디든지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 구조 등은 계속 확충되어야 한다. 도로나 빌딩 등이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으로 설계되어야 고령자 등이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중이 20% 이상인 고령사회에서는 각종 간판이나 홍보물도 큰 글씨로 써야 한다. 가로등도 더 밝게 하고, 건널목을 건너는 시간도 길게 해야 한다. 각종 안내방송은 소리를 더 키워야 하는 등 고령사회에 맞는 사회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이고 국가가 국민에게 배려해야 할 디자인 정책이다.

각종 공직선거에 임하는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이 챙겨야 할 민생현안의 한 축이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병욱 (SDMI 고문·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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