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고] 대양을 운항하는 자율운항선박 시대 선도

[기고] 대양을 운항하는 자율운항선박 시대 선도

기사승인 2024. 04. 02. 18: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대헌 한국선급 연구본부장
한국선급 김대헌 연구본부장
운전자 없이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자동차처럼 바다 위에서도 인공지능 선장이 운항을 담당하는 자율운항선박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해상 사고의 85% 정도는 사람의 실수에 의해 발생되고 있는데, 자율운항선박이 도입되면 이러한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안전한 바다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또한 승선 인원이 최소화됨에 따라 내부 공간 활용도가 높아져서 더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르게 되어 경제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자율운항선박은 사람 대신 상황을 판단하여 자율적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한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자동차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환경적·기술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자율운항선박에 적합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환경적 측면의 경우 규격화된 도로 위에서 운용되는 자동차 분야와 달리 자율운항선박이 운항하는 해양 환경은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여 능동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선박의 경우 조종에 대한 운동의 응답이 자동차에 비해 매우 느리고 선회 반경도 크다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박은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해당 선박의 특성에 맞게 조타기를 미리 조작해야 안전히 선회하여 회피할 수 있다. 또한 선박에는 자동차와 달리 긴급하게 속도를 감속하거나 정지할 수 있는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에 정지를 위한 운항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자율운항선박은 해상 상황을 사전에 판단하여 미리 회피 제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자율주행자동차와 자율운항선박은 일부 혼용되어 적용될 수 있는 기술들도 있으나 운용 환경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이 고려되어 자율화를 위한 기술 개발이 수행되어야 한다.

지난달 8일 해양수산부의 지원으로 국내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실증할 1800TEU급 컨테이너선의 명명식 행사가 있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내 자율운항선박 각 세부 기술이 본 선박에 탑재되어 올해 9월부터 대양에서의 실증이 실시될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자율운항선박의 국내 실증 및 안전성 평가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자율운항선박 개발 및 상용화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특히 본 법은 국산 자율운항선박을 실증하고 운항하기 위한 규제특례뿐 아니라 관련 핵심 기자재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국내 자율운항선박 기술 상용화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양의 경우 운항 중 고장 발생 시 육상에서의 복구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며 원격관리시스템 등 대양 운항에 특화된 운용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앞서 개발한 자율운항시스템을 대상으로 올해 수행하는 실증을 통해 운용 기술을 최종 검증할 예정이다. 기술 검증과 운용 실적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간다면 자율운항선박 국제협약 등 관련 제도적 장치가 정립되는 시점에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