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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공습에 숨진 엄마 뱃속 아기 살아났다

가자 공습에 숨진 엄마 뱃속 아기 살아났다

기사승인 2024. 04. 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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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제왕절개로 기적적 생존
가족은 몰살…"고아로 태어나"
ISRAEL-PALESTINIANS/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붕괴된 가자지구 라파의 주택 앞에 21일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앉아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부부와 딸 등 온가족이 사망했지만 임신한 엄마의 뱃속에 있던 아기는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세상 빛을 보게 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 무렵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브린 알사카니, 그녀의 남편과 딸이 모두 사망했다. 숨진 사브린 알사카니는 임신 30주 상태였다. 이 사실을 확인한 응급대원들이 시신을 급히 인근 쿠웨이트 병원으로 이송했고,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로 엄마의 뱃속에서 아기를 무사히 꺼냈다.

아기는 숨을 제대로 못 쉬어 위험한 상태였다. 몸무게 1.4kg에 불과한 아기를 작은 카펫에 누이고 의료진은 공기를 아기의 입에 불어넣고 장갑 낀 손으로 가슴을 톡톡 두드려야 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아기는 다시 인근 아랍에미리트 병원의 집중치료실로 이송됐다. 담당 의사 모하메드 살라마는 아기의 상태가 현재 안정적이지만 퇴원까지는 3,4주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기는 지금 엄마의 자궁 속에 있어야 하는데 권리가 박탈됐다"며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것이 가장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아기의 이름은 엄마를 따라 '사브린 주다'로 지어졌다. 공습으로 숨진 4살 조카의 삼촌 라미 알 셰이크는 조카가 자기 동생의 이름을 아랍어로 영혼을 뜻하는 '루'로 지어주고 싶어 했다며 살아 있는 동안 "동생이 생겨 행복해 했다"고 말했다. 아기의 친할머니는 "이 아기는 나의 사랑, 나의 영혼이고 내 아들에 대한 추억"이라며 "내가 이 아이를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습으로 가족이 사망한 사크르 압델 아알은 "내 아내, 아이들과 함께 내 모든 게 파괴됐다"며 비탄에 빠졌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이날 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알사카니의 집과 이웃집에서 19명이 사망했는데 그 중 13명은 어린이였고 2명은 여성이었다고 말했다. 가자 보건당국에 따르면 가자에서 사망한 3만4000명 중 3분의 2는 어린이와 여성들이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라파 사망자에 관한 질문에 군사시설, 발사대, 무장군인 등이 공격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라파의 하마스 부대에 대한 공격 없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완전 소탕할 수 없다며 조만간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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