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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브레이크 딱딱했다”

‘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브레이크 딱딱했다”

기사승인 2024. 07. 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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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병원 찾아가 첫 피의자 조사
급발진 주장에도 과실 증거 나와
法, 입원 등 고려해 체포영장 기각
경찰이 4일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시청역 교통사고를 낸 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운전자 차모씨(68)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일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45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차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사고 당시 왜 역주행 도로에 들어섰는지, 평소 차량 운행 시 이상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날 조사는 차씨의 건강 상태를 감안해 조사관 4명과 차씨의 변호인 입회 하에 2시간 5분 동안 이뤄졌다. 경찰은 그간 수사를 통해 확보한 목격자·참고인 진술, 증거물 등을 바탕으로 차씨의 급발진 주장에 대한 신빙성을 따져봤다.

차씨는 이날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 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차씨의 주장과 달리 운전자 과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경찰의 판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과 피해 차량인 BMW, 쏘나타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의 CCTV 영상 등 자료 6점을 지난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또 G80의 액셀과 브레이크 작동 상황이 저장된 사고기록장치(EDR) 자료도 정밀 분석을 위해 국과수에 보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사고기록장치의 브레이크 기록이 나타나지 않은 점과 고속 주행 상황에서 급정거 시 생기는 스키드 마크를 현장에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차씨 진술과 별개로 통상 1~2개월 정도 소요되는 국과수의 정밀 감식·감정 결과를 받아봐야 정확한 사고 원인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재 차씨를 교통사고특례법상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법원은 이날 경찰이 차씨를 상대로 신청한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은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차씨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의 근거리 신변 보호를 받는 점 등을 들어 체포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사를 진행했고, 피의자 및 변호인과 협의해 추후 후속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망자에 대한 발인식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과 국립중앙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신촌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시중은행 직원이었던 이모씨의 발인식이 진행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선 이씨의 어머니가 운구차로 아들이 옮겨질 때 통곡하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직장 동료들도 운구차를 뒤따랐고, 조문객들의 행렬에서는 애써 울음을 참는 훌쩍거림이 흘러나왔다.

이씨의 직장동료이자 사고 당일 승진한 것으로 전해진 박모씨의 장례 행렬에도 조문객과 함께 은행 동료 100여 명이 도열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장지로 향하는 운구차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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