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고성국 칼럼] 김건희 마녀 사냥의 정치적 진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18010010004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9. 18. 17:23

고성국 주필
고성국 아시아투데이 주필, 정치학 박사
바늘로 찔러 피가 나지 않으면 마녀다. 마녀감별사들은 찌르면 바늘이 빈 통 안으로 들어가는 특수제작 바늘을 써서 마녀들을 대량으로 만들어 냈다. 물속에 던져 가라앉으면 무죄고 떠오르면 마녀다. 대다수는 부력으로 떠올랐는데, 이렇게 마녀로 입증되면 물에서 건져 화형시켰다. 몸에 돌을 묶어 물에 빠뜨리기도 했는데 그래도 마녀는 마력을 써서 떠오른다는 것이었다. 그럼 물에 가라앉으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불에 달군 쇠판 위를 걷게 했는데 죽으면 그것으로 사건종결. 살아나면 마녀다. 결과는 화형이었다.

몸 위에 몇 백 ㎏의 돌을 얹어 놓거나 목구멍에 깔때기를 꽂고 물을 계속 붓고 가시투성이 의자 위에 앉히고 등 뒤로 손을 묶어 높이 매다는 수법들이 마녀를 자백시키는 고문 수단들이었다. 일단 마녀로 기소되면 그 순간 죽음이 결정된 것과 같았다. 남는 것은 얼마나 빨리 마녀임을 자백하는가 또는 얼마나 고통을 많이 당하고 자백하는가였다. 간수가 그 참혹한 장면을 보다 못해 '제발 빨리 마녀임을 자백하고 고통 없이 죽으라'고 권유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 중에도 기적과 같은 일이 없었던 건 아니다. 1593년 11월 2일 독일에서 체포된 마리아 홀린이라는 여성은 1년간 이런 잔인한 고문을 62회 받고서도 끝까지 마녀가 아니라고 버텨 1594년 10월 11일 풀려났다. 마리아 홀린이 버틴 덕분에 이 지역에서는 마녀사냥의 광풍이 잦아들었고 그녀는 1634년 9월 22일 사망할 때까지 천수를 누리며 편안하게 살았다고 한다.

야만의 시대였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그리고 시민혁명으로 근대가 시작될 무렵, 문명의 여명기에 벌어졌던 이 포악하고 사악한 마녀사냥으로 유럽 곳곳에서 수많은 학살이 벌어졌고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언제 누가 자신을 마녀, 마귀로 고발할지 몰랐기 때문에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고발을 피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누군가를 고발하곤 했다. 마녀를 고발한 사람을 마녀로 의심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21세기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도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한 참담한 비극적 상황을 생각해 보라. 지금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그 수많은 가짜뉴스와 괴담들. 경제공동체와 묵시적 청탁이라는 '신박한 죄명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렇게 해서 대통령 자리에서 끌려내려와 감옥에 갔다. 마녀사냥 아닌 다른 어떤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두 번째 마녀사냥의 표적이 된 사람이 김건희 여사다. 10여 년 전 투자했다 손해보고 끝난 사건을 두 번 세 번 털더니 이걸 다시 특검으로 가져가고 있다. 함정에 빠져 도둑촬영까지 당한 피해자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한 검찰과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결론을 내렸음에도 야권은 이 사건까지 특검으로 가져갔다.

3년 전 대선 국면에서 느닷없이 제기된 '줄리 의혹'의 관련자들이 법정에서 '줄리'라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다고 입을 모아 증언하고 있음에도 '줄리'라는 주홍글씨는 여전히 김건희 여사에게 붙어 있다. 이 심각한 명예훼손과 인격살인 행위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물에 던져진 채 죽은 사람, 불에 달군 철판 위에서 죽은 사람은 마녀가 아님이 증명됐지만 이미 죽었고 말이 없다. 마녀 고발자, 마녀 감식가, 마녀 재판관 그리고 그 재판을 관음증적 흥미로 지켜봤던 사나운 군중 누구도 그들의 억울한 죽음에 고개 숙이지 않았다.

마녀사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마녀사냥이라는 참혹한 폭력을 통해 마녀 사냥꾼들이 노린 것은 마녀들로부터 압수한 재산, 경쟁자 제거, 가학적 관음증 충족 같은 것들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김건희 마녀사냥도 똑같다.

김건희 마녀사냥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수단이다. '약한 고리 김건희를 쳐서 강하게 버티고 있는 윤석열을 쓰러뜨린다'는 야권의 전략대로 추석 전야 야권은 탄핵 연대를 출범시키고 일제히 탄핵 플래카드를 내다 걸었다. 그럼 이것이 끝일까? 그럴 리 없다. 윤석열 탄핵 또한 이들에게는 거쳐 갈 통로에 불과하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건 과연 무얼까? 권력 탈취다. 체제 전복이다.

8년 전 문재인이 대통령 권력을 그저 줍다시피 했듯 이들은 이번에도 자신들의 사법 리스크를 원천 해소시켜 줄 권력탈취를 직접적 목표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왜 이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를 했는지. 왜 이들이 지난 3년여간 '기승전 김건희', '기승전 탄핵'을 외쳐 왔는지 그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눈 있는 자 보고 귀 있는 자 들으라. 대한민국은 과연 정상국가인가! 대한민국은 과연 정상적 자유민주주의 국가인가!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