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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 이야기] 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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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9. 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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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요즘 길가 풀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잡초 '개망초'는 이름도 참 많다.

어렸을 적 친구들과 소꿉놀이 할 때는 '계란꽃'이라고 불렀는데, 아내가 나물무침으로 식탁에 올릴 때는 '담배나물'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본래 이름은 모양새 없이 '개망초'라니….

'개망초'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데 일제 강점기 즈음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한다. 번식력이 좋아 경작지에 빠르게 세를 확장한 이 풀이 농민들에게는 매우 골치 아픈 존재였을 것이다. 더구나 대한제국이 망하던 시기에 번성했을 테니 이래저래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잡초였다.

나라가 망하면서 나기 시작한 풀이라 하여 망초(亡草), 거기에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개'라는 접두사까지 붙였으니 당시 그 처지를 알만하다.
그러나 '개망초'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우리에게 많은 이로움을 안겨주는 식물이기도 하다. 봄에 어린잎을 채취해 된장으로 조물조물 버무려 내놓는 무침은 싱그러운 자연의 맛 그대로다. 그뿐인가. '개망초'에는 이뇨 성분이 있어 체내 독소 제거에 효과적이며, 소변 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거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생존과 번식을 이어가는 '개망초'는 우리 인간에게도 시사해 주는 바가 많다. '개망초'의 꽃말은 '근면 성실'이다. 어디에서나 잘 적응해 살아가는 성질을 빗대어 붙여졌다.

자연세계에서나 인간세계에서나 언제나 그 바탕은 근면·성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화가·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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