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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은 지금]영등포 어르신 만학의 꿈 지원… ‘제2인생 도우미’ 최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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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4. 09. 26. 17:21

성인문해 '늘푸름학교' 교장 겸임
고교 검정고시반 올해 첫 2명 합격
많은 학생들 동참할 합창제도 제안
"교육사각서 꿈 펼칠수 있게 도울것"
최호권 구청장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교회 예향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년 문해교육 네트워킹 합창제'에서 영등포 늘푸름학교 합창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hoon79@
"'배움'에는 끝이 없고, 그 호기심은 모두가 똑같다. 배움을 넘어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자 하는 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도림교회 예향콘서트홀. 배움의 시기를 놓친 어르신을 대상으로 '성인문해교육'을 선도해 온 최호권 구청장은 지역 내 7개의 관련 기관과 네트워킹 강화를 위한 합창제에 참석했다. 학생들과의 화합을 도모해 의욕을 고취시키고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지역 내 성인문해교육기관 늘푸름학교의 교장도 겸임 중인 최 구청장은 옛 교복을 입고 무대에 선 학생들을 보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는 "'오빠 생각'이라는 동요 가사에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라는 가사가 있다"면서 "그때 그 시절을 살아오셨던 분들이 노래를 부르니 더 감회가 새로웠다. 저도 제 중학교 시절이 생각났다"며 웃어보였다.

최 구청장은 공연 내내 박수를 치고 노래를 함께 부르며 관람에 열중했다.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팀에게는 격려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구는 성인문해학교 간의 네트워킹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골든벨을 통한 화합의 장을 꾸렸지만, 올해에는 더 많은 학생이 함께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합창제'를 구성했다. 모두 최 구청장의 아이디어다. 최 구청장은 "백발이 성성한 학생들도 춤추고 노래하는 잔치를 제일 좋아한다"며 "1·2·3등을 가리는 골든벨보다 함께하는 합창을 기획했다"고 했다.

이날 늘푸름학교에 재학 중인 임연주씨(72)는 "저는 남편이 중풍에 걸려 되게 힘들었다. 우울증에 걸려 죽네 사네 했는데, 여기 와서 노래하고 공부하니까 너무 행복해졌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다들 나이가 있으니 박자도 못 맞췄었다"며 "계속 연습하면서 조금씩 잘하게 되니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구는 '성인문해학교의 8학군'이라고 불릴 정도로 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특히 구에서 직영하는 '늘푸름학교'에서는 올해 고등학교 검정고시반을 신설했다. 현재까지 2명이 시험에 응시해 모두 합격했다.

또 지난 5월 초·중학생 전교생이 과천과학관으로 방문해 천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다. 구는 내년부터 임산부 태교를 위한 과학교육도 신설한다. 최 구청장은 "요람에서 무덤이 아니라 뱃속에서 무덤까지 과학교육을 이끌어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최 구청장은 "늘 이렇게 꽃 같은 푸르른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파릇파릇해진다. 학습의 열정을 갖고 포기하지 않은 어르신들의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럽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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