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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급 군사기밀 ‘암구호’로 담보대출…검찰, 사채업 일당 구속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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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승인 : 2024. 10. 02. 11:19

불법 대부조직 주범 등 3명 구속 기소
군 간부 10명에 "암구호 알려주면 대출" 제안
전주지검
/연합뉴스
군사 3급 비밀인 '암구호'를 담보로 군 장교 등에게 대출을 해준 불법 사채업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2일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전북경찰청 안보수사1대, 국군방첩사령부와의 공조수사를 통해 금전 대출에 대한 담보로 군사3급 비밀인 암구호를 수집한 불법대부 조직의 주범 A씨 등 조직원 총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군 간부 10명에게 "암구호를 알려주면 대출해주겠다"고 제안해 총 3명으로부터 7개의 암구호를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군 간부 7명은 A씨 제안을 거절해 미수에 그쳤다.

A씨 등은 암구호를 누설한 군인에게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부대에 민원을 넣겠다"며 수집한 암구호 등을 협박용으로 사용했으나 현재까지 이를 외부로 유출하거나 반국가단체 등에 제공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위 조직은 급전이 필요한 자들에게 접근해 최대 연 3만416%의 고이율로 불법 대출을 해 1억원 상당의 초과 이자를 수수했다. 또 군인들에게 담보 명목으로 암구호 사진 등을 요구하고, 이후 군사비밀 누설을 빌미로 협박하며 불법 채권추심을 해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국군방첩사령부가 지난 5월 충청 지역의 한 부대에서 근무하는 육군 대위 B씨가 민간 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리면서 암구호를 알려준 정황을 포착하며 시작됐다. B씨는 지난 6월 제1지역군사법원에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전북도경은 당시 통신·계좌영장 등을 통해 군사기밀수집 사범을 추적·특정하는 등 수사 4개월여 만에 A씨 등을 모두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인터넷 도박, 코인투자 실패 등으로 빚을 진 현역 군 간부들이 불법 대출을 받기 위해 군사기밀을 유출한 사안"이라며 "불법 대부를 위해 군사기밀자료를 불법 거래한 신종 유형의 범죄이기도 하다. 관련자들이 유출·수집한 암구호 등 민감한 군사정보가 반국가단체 또는 외국에 전파될 경우 국가안보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어 군 기강 확립 및 국가안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제도 정립과 교육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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