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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장애인 고용률 1%대… ‘체육선수단’ 대안 떠오를까

금융권 장애인 고용률 1%대… ‘체육선수단’ 대안 떠오를까

기사승인 2024. 10. 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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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업무 많고 전문성 높은 분야
채용후에도 조기 이탈 많아 고충
예금보험公, 유도팀 운영 우수사례
스포츠 환경 개선·사회적 책임 실천


은행 등 국내 금융사의 장애인 고용률이 수년째 1% 수준에 머물며, 돈으로 때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장애인 체육선수단'이 떠오르고 있다. 전문성이 필요한 금융권 특성상 장애인 고용이 쉽지 않은데, 체육선수단을 운영하게 되면 고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까지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기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8월 고용률 기준 국내 주요 금융사 31곳의 단순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1.79%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1.45%, 1.64%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1%대를 벗어나지 못한 수준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금융사의 민낯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내 금융권을 선도하고 있는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장애인 고용률은 1.33%로 장애인 의무고용률인 3.1%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의무고용률 미달을 넘어서 대전신용보증재단, 오케이저축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금융 및 보험업종을 영위하는 총 26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지난해 말 발표 기준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사'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이에 대해 금융사들은 "금융권의 경우 전문성이 높은 분야인 데다 금융소비자와 대면해야 하는 업무가 상당수인 만큼 장애인 고용이 쉽지 않다"며 "채용하더라도 조기 이탈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장애인 고용 확대 방안으로 장애인 체육선수 채용 및 소속 선수단이 주목받고 있다. 장애인 고용 효과는 물론 장애인 스포츠 발전에도 기여하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예금보험공사가 창단 및 운영 중인 장애인 유도팀이 있다. 예보는 지난 2022년 유재훈 사장 취임 이후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끝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와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직접 채용방식으로 장애인 유도팀을 창단했다. 지난해 10월 4명을 채용한 데 이어 지난 5월에 추가로 3명의 선수를 채용해 현재 총 7명의 선수가 소속돼 있다.

예보의 장애인 고용률도 매년 상승했다. 2022년 3.3%였던 장애인 고용률은 지난해에는 4.2%로 높아졌고, 올 상반기에는 4.9%를 기록했다.

예보의 안정적인 지원과 소속 선수라는 자부심은 장애인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줘 국내 장애인 체육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기도 했다. 실제 예보 소속 김동훈 선수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예보 소속 이성호 선수는 "공사에 입사해 다른 장애인 유도선수에게 귀감이 되는 위치에 올랐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했으며, 김동훈 선수 역시 "관심 가져주신 만큼 노력의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유재훈 예보 사장은 "공사 유도팀 창단이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장애인 스포츠 환경 개선에 이바지하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공사에서 새롭게 펼쳐질 선수들의 도전과 노력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향후에도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처음에는 기업에서 선수단에 급여만 지급하는 형태였지만 현재는 격려금, 포상금은 물론 복리후생 등까지 지원을 늘려가는 추세"라며 "이러한 기업의 노력으로 장애인이 사회로 나오기 시작했고 선수들이 본인의 꿈을 위해 이직을 하는 사례까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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