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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2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영끌족에 ‘엄중 경고’

3년2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영끌족에 ‘엄중 경고’

기사승인 2024. 10. 1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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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 3.25%로 내리며 ‘통화긴축 시대’ 끝내
이창용 “‘돈 빌려도 문제없겠다’고 생각하면 안 돼”
창용 마지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회위원회(금통위)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낮춘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크게 내릴 것이니 '돈 빌려도 문제없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내리되 '가계부채 경고등'은 켜뒀다
'통화 긴축 시대'가 3년 2개월 만에 끝나고 '완화의 시대'로 들어섰지만, 자칫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가 되살아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통화정책 수장의 경종이다.

특히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10% 이상 올랐고 금리를 5%포인트 이상 높였으니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른 건 당연하다"며 "한국이 미국처럼 0.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내릴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1년 후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0.43%포인트 더 높아진다. 특히 서울 상승 폭은 0.83%포인트로 전국 평균의 약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리 인하가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달아오른 부동산 열기에 기름을 끼얹는 효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9월 데이터로는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안정화됐다고 단언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면서 금융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금리가 예전의 0.5% 수준으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낮으며 부동산 투자 비용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지 말라"고 거듭 경종을 울렸다.

◇'매파적 인하' 거듭 강조…'추가인하 깜빡이' 꺼둬
아울러 이 총재는 이번 금리 인하가 '매파적 인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통위원 5명이 앞으로 3개월 후 전망에 대해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냈다"며 "이번에 금리 인하를 하지만 금융안정에 대한 고려를 상당히 했기 때문에 매파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도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고,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보이나,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위험에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 인하 속도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는 향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하회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8월 전망치(2.5%)를 소폭 밑돌 것"이라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2% 내외의 안정세가 이어져 8월 전망(2.2%)에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동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과 환율 흐름,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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