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19주년 기획] “내년 성장률 2%대… 서비스산업 고도화로 내수 기반 넓혀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1010004920

글자크기

닫기

조은국 기자

승인 : 2024. 11. 10. 17:43

전문가 5인이 바라본 경제 전망
성장률, 내수 회복 속도에 달려
기준 금리는 연말 2.5%대 예상
높은 가계부채, 양적규제 필요
올해 초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반등했던 국내 경제가 하반기 들어 내수 회복 지연과 수출 둔화로 성장세가 더뎌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러한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출 둔화 여파로 내년 성장률은 올해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동산 시장은 서울 및 수도권 중심의 매수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은 어려움이 지속되는 등 지역별 차별화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해선 다른 분석이 나온다. 내년 밸류업 프로그램 등의 효과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올해보다 강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국 12대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는 10일 창간 19주년을 기념해 금융·자본시장 전문가 5인과 '대전환 다시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내년 우리 경제에 대해 조명했다.
먼저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해선 연초엔 수출 기반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하반기 들어 내수 회복 지연과 수출 둔화로 성장세가 더뎌지고 있다"며 "고용 역시 실업률은 낮은 수준이지만, 취업자수 증가폭은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소장은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률은 2%대로 반등해, 나름 선방했다"면서도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1분기에 급등한 뒤 2~3분기 연속 부진했고, 수출과 내수, IT와 비IT,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회복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내년, 수출·내수회복 둔화 여전"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선 금리인하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수출 및 내수 회복 둔화는 여전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 둔화 국면이 이어지겠지만 각국의 금리인하가 누적되면서 하반기에는 경기반등 징후가 강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경제는 2025년 연간 2% 성장이 예상된다. 당분간 국내 수출둔화가 불가피해 내수의 회복속도가 2%대 성장률 달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희수 소장은 "수출 둔화로 올해 대비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라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에도 불구하고 부동산PF 문제, 건설투자 부진 심화, G2경기 둔화 및 글로벌 분절화에 따른 수출 둔화는 성장 모멘텀을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요국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한 가운데,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는 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금리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 인하 여력도 크지 않고,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 한국은행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5.5%까지 인상해서 내년 3% 중반대로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목표로 기준금리 인상도 3.5%까지만 한 대신 인하 횟수도 적어, 2% 중후반에서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20% 반도체, 경제 불확실성 요인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산업구조가 우리 경제 활력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수 소장은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20%, 전체 설비투자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경제에 있어 중요한 산업이지만, 경기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현재의 높은 의존도는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박정훈 대표도 "최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 대만 등 경쟁국의 추격이 거세져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승택 센터장은 반도체 중심 산업구조와 관련해 "반도체의 역할이 국내 경제를 중심으로 해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단기에 그 구조를 바꾸기도 어렵다"며 "다만 자동차와 조선, 화학·철강, 제약·바이오, 2차 전지 등과 같은 품목의 수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어 수출 품목의 다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반도체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AI 칩 등 시스템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배터리·자동차·조선 등 여타 주력산업의 기술개발에도 힘써야 한다"며 "금융과 관광, 의료 등 서비스 산업 고도화를 통해 내수 성장 기반을 확충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내년 업종별 경기 진단과 관련해서는 5명의 경제전문가들이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호조업종은 조선과 해운, 제약·바이오, 방산 등이 지목됐고, 부진업종에는 철강, 석유화학, 건설, 자동차 등이 꼽혔다.

◇가계부채 관리, 양적규제 필요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양적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상훈 본부장은 "한국의 가계부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정책대출 속도조절 및 전세대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또는 축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센터장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의 대출태도도 급감했다"며 "한국은행의 더딘 금리 인하 기조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정책은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정부의 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통해 실수요자들의 불편을 줄일 필요가 있고, 미세 조정을 통해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회복세를 나타냈던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내년에도 회복세가 이어지고, 부동산PF도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 대표는 "올해 주택시장은 전국적으로 거래량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가격 측면에서 서울·수도권 집값이 큰 폭으로 반등한 반면, 비수도권은 하락하며 양극화가 심화됐다"면서 "다만 올해 9월부터 정부의 대출규제가 시행되고 공급확대 정책도 본격화되어 내년에는 양극화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서울 및 수도권 중심의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미분양 및 입주 물량 등 매물 적체가 지속되는 지방의 부동산 시장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스권 증시, 밸류업 기대감 커져

박스권에 갇혀 있는 주식시장과 관련해선 기대와 우려가 상존했다. 박희찬 센터장은 "금리인하가 누적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경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커질 것으로 판단돼, 내년 주식시장은 좀 더 강해질 것"이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성장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효과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장기적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반도체 피크아웃(peak-out) 논쟁, 부동산PF 구조조정 등은 부정적 요인이지만, 시장금리 하락과 밸류업 프로그램 등은 호재"라고 밝혔다.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최근 자본효율성 제고와 주주환원 방안을 고민하고 적극적인 IR 활동으로 시장과 소통하려는 상장기업들이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앞으로 밸류업 지수 보완ISA 지원 확대, 자율적이고 투명한 공시 이행 등이 뒤따른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정치권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정 소장은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반면 황 센터장은 내년 국내 증시는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제도일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계획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상훈 본부장도 우리 주식시장이 힘을 받기 위해선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은국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