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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독립성·중립성 훼손”… ‘탄핵 남발’ 비판나선 평검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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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승인 : 2024. 12. 02. 18:02

탄핵소추안 4일 국회 본회의 표결
2022년 검수완박 사태 재현 데자뷔
법무장관 "검사 탄핵, 정치적 공세"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과 검찰 지휘 라인 등 사정기관 핵심부를 상대로 거침없는 '탄핵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2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면서 헌정사 초유의 중앙지검장 직무 정지 사태가 다가오자 평검사들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022년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검찰이 집단반발하는 사태가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 당시 검찰은 검수완박에 반발해 전국지검장회의를 소집하고, 60여 개 검찰청 평검사 대표 207명이 '전국 평검사 대표회의'를 개최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 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자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사 탄핵소추 추진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의견'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중앙지검 평검사단은 "국회가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대상으로 탄핵을 추진하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특정 사건의 수사와 처분의 당부를 이유로 이에 관여한 검사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는 것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못 박았다.

평검사단은 "탄핵은 고위공직자의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에 대응해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 시도는 그 사유가 헌법이 예정한 상황에 부합하지 않아 부당하다"고 했다. 평검사단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평검사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검찰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 형사사법과 법치질서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검찰 사무 최고 감독자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이날 민주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단순한 비판을 넘어 그동안 부당한 정치적 공세로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한 것"이라며 "사법시스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검찰의 기능을 마비시킴으로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게 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박 장관은 "자신들의 의견과 다른 사건 처리 결과를 내놓았다는 이유만으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부당하다. 만약 이런 탄핵이 계속된다면 검사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치적 공세라면 검찰 사무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탄핵을 소추하거나 해임을 의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검사 탄핵 소추 대상 중 한 명인 강백신 차장검사도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과히 브레이크 없는 열차처럼 폭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주 사소한 꼬투리만 있어도 일단 탄핵하고, 그러다 보면 '한 명은 걸리겠지' 하는 먼지털이식, 기우제식 탄핵소추권 남용"이라며 민주당의 탄핵폭주를 비판했다. 강 차장검사는 이어 "탄핵을 당하지 않으려면 헌법과 법률에 따른 사법적 기준은 잠시 묻어둔 채, 거대 야당의 비리는 아무리 중해도 덮어주고, 야당에 유리한 사건은 증거나 법리와 무관하게 일단 기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을 막기 어렵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 탄핵안이 헌재에서 기각될 경우 민주당이 맞닥뜨릴 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했다. 김소정 변호사는 "탄핵 대상자의 직무를 정지시키기 위해 탄핵안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법률적으로 소추 자체에 대한 이유가 없다. 검찰에 상당히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느낌이 들기에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탄핵안은 오는 4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통과 시 해당 검사들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검사 탄핵안에 집단 반발한 검사들에 대해 감사원 감사 요구까지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검찰과 야당 사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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