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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중국 수출길 막은 美… “제한적이지만 韓 기업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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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4. 12. 03. 18:01

美, 대중 제재안… 반도체 장비 포함
삼성, HBM 매출 中 비율 20% 상당
정부 "美 허용방식 전환 영향 최소화"
첩첩산중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미국발 연쇄 악재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반도체 보조금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번엔 HBM 중국 수출길이 막힐 위기다. 악재는 삼성전자에 더 크게 닥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와 달리 HBM 매출 중 20%가량이 중국 수출물량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이 중국 쪽 반도체 장비 수출도 제한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장비회사들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추가 제재안 시행일은 한국 시간으로 내년 1월 1일부터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7나노 이하 첨단공정 기술·장비, 첨단 AI 반도체 수출을 막은 데 이어 이번엔 제재망을 더 촘촘하게 짰다.

핵심은 AI 반도체의 핵심 칩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수출통제 품목에 추가한 것이다. 현재 생산되는 HBM2부터 HBM3E까지 모든 HBM의 중국 수출이 금지된다. 관심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미칠 여파다. 일단 SK하이닉스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생산 중인 HBM 칩 대부분을 대만 TSMC를 통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일정 타격이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 등 구형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수출을 하고 있다. 전체 HBM 매출 중에서 중국 매출 비중은 약 20%다. 약 한 달 후부터 중국 수출이 안 되기 때문에 이 물량을 소화할 우회루트를 찾아야 한다.

다만 구형 HBM 판매가 점점 줄어들고, 빠르게 5세대(HBM3E) 이후로 전환되는 추세여서 이번 추가 제재 조치가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회준 카이스트 교수는 "삼성전자 등 국내 메모리 기업이 받는 영향은 크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 중심으로 이미 HBM을 판매하고 있고, 20% 규모는 특히 삼성에게는 큰 데미지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삼성전자 등) HBM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에도 다소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향후 미국 규정이 허용하는 수출 방식으로 전환하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국의 제재안에는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도 추가됐다. 구체적인 장비 품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존 29종 첨단 장비에 더해 열처리·계측장비 등 24종을 추가한다고 미국 정부는 밝혔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부는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조치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 외 제3국에서 생산된 반도체장비라도 미국산 기술 또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사용해 생산됐다면, 중국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열처리, 계측 관련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국내 중소중견 장비사들은 세부 제재안 내용을 파악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는 새로 추가되는 수출금지 장비의 경우 국내 관련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팹 장비 반입 승인은 기존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생각보다 큰 파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기존 대비 제재 강도가 크게 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HBM이 신규로 제재 품목에 포함됐다는 것 외에는 공정 장비의 경우 기존 내용과 달라진 부분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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