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안 표결에 與野 수싸움…‘김건희특검’ 재표결 전략은?

野 "김건희특검 표결하려면 전원 참석해야"
與 "탄핵안 표결시 퇴장해도 막을 길 없어"
평론가 "당론 깨고 이탈표 나올 가능성 여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이병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둘러싼 여야의 수싸움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7일 탄핵안 처리와 함께 '김건희특검법' 재표결을 진행해 국민의힘의 보이콧을 막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탈표가 예상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새벽 00시01분께 본회의에 보고된 야6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은 오는 7일(토요일) 19시 전후로 처리될 전망이다.다만 국민의힘이 당내 이탈표를 봉쇄할 목적으로 본회의 자체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김건희특검법도 이날 함께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행법상 대통령 탄핵소추의 경우 국회 재적의원(300명) 중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을시 탄핵안은 부결된다. 다만 특검법의 경우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재표결에 부쳐진 경우이기에 재적의원의 과반수(150명) 이상 출석, 출석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전원이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져야 김건희특검법을 막을 수 있는 반면, 대통령 탄핵안을 막기 위해선 전원 퇴장해야 한다. 즉, 본회의 불참 자체는 어려워진 것이다. 민주당은 표결이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 등을 고려해 내심 여당의 이탈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에) 안 들어오겠다는 여당을 억지로 끌고 올 수는 없다"면서 "(그래서) 김여사특검법도 재의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 당론은 반대지만, 의원 개개인이 기권표를 던질 수도 있긴 하다"면서도 "다만 여당 의원들이 김건희특검 재표결에만 임한 뒤 탄핵안이 상정될 때는 단체로 퇴장을 한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맞섰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국민의힘이 특검법은 표결하고, 탄핵안에는 불참한다면 그걸 보는 국민들이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겠냐"며 "여당은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고립되고 탄핵 여론을 환기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국민의힘이 본회의장에 들어선다면 탄핵안 표결시 이탈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안철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탈표) 가능성이 어느 정도 높아 보인다"며 "많은 분들이 격앙된 상황에서 과연 당론이 그대로 지켜질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친한계 조경태 의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된다고 본다"며 "야당에서 주장하는 여러가지 해법에 대해서도 저는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소장파 기자회견에서 보이콧 관련해 "국회의원 개개인은 개별적 헌법기관으로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어느 쪽이 됐든 민주당에는 나쁠 게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철현 정치평론가(경일대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탄핵안이 부결이 된다면, 오히려 여당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더 커지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국민의힘이 탄핵안을 끝까지 보이콧할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진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