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변동성 장세 반복 불가피
소프트웨어·필수소비재·금융·유틸리티株 주목
대응보단 기다려야한다는 조언도 나와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네이버·삼양식품 등 소프트웨어·필수소비재 관련주들이 투자에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교적 경기 영향을 적게 받는 업종인 만큼, 실적 악화 우려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 계엄 사태 이후 주가가 급락했던 금융·유틸리티 관련주 역시 배당 매력이 여전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78%, 5.19% 떨어진 2360.58, 627.01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는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며, 이날까지 총 5.68%, 9.52% 급락했다.
국내 증시가 큰 변동성과 함께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건 비상계엄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경제에 대한 불안 심리까지 투자심리에 반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4거래일 동안 국내 주식을 1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업계에선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지만, 민주당이 곧바로 탄핵소추안 재표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탄핵안을 다가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14일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정치 리스크가 잔존하는 한 코스피 지수의 추세적 반등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즉 연말까지 금융시장 변동성 장세 반복이 불가피하고 주식을 포함한 채권·외환 등 약세 전환도 한계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지수를 억누르고 있는 현 상황에선 경기에 덜 영향을 받는 소프트웨어·필수소비재 관련주들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 크래프톤,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 내수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인터넷·게임 비즈니스, 그리고 필수소비재는 경기에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적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8년 전 탄핵 국면과 비교해보면 현재는 그때보다 수출 경기가 좋지 않고,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며 "투자로 접근할 수 있는 종목들이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경기에 덜 민감한 업종을 투자 전략으로 가져가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여전히 고배당주로 평가 받는 금융·유틸리티 관련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금융, 신한지주, 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환율 등 거시변수가 움직여 낙폭이 컸던 금융주와 대왕고래 등 정책 모멘텀이 희미해지면서 빠졌던 유틸리티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탄핵 이슈와 별개로 배당으로서 모멘텀이 존재하기 때문에 바닥을 잡고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대응에 나서기보단 잠시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마땅한 대응 전략이 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포트폴리오를 바꿔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생각보단 기다리는 게 답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