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위·대장암 잡는 ‘내시경’ 시술 숙련자일수록 ‘조기발견’ 가능성 높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7010009932

글자크기

닫기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4. 12. 17. 15:11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 '전문가 워크숍' 개최
KakaoTalk_20241216_102854356_30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보건복지부가 이르면 2026년 대장내시경 국가대장암검진 기본검사 도입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위암·대장암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시술자의 숙련도 및 교육프로그램, 소독·진정 등에 이르기까지 내시경 검사의 포괄적 질관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암검진 전문위원회는 '5주기 국가 암검진 평가'에 앞서 내시경 시술 인증의 교육 및 자격 부여 확대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에만 부여했던 내시경 시술 인증의사 교육 및 자격부여 권한을 가정의학과와 외과에까지 확대하는 게 골자다.

지난 14일 서울 명동에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이 주최한 '2024 국가암검진 내시경 질 향상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숙련도 높은 내시경 세부 전문의가 일반의보다 위암·대장암을 더 민감하게 잘 발견하고 환자 안전 등에도 우수했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강동훈 가톨릭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암·대장암 내시경 모두 소화기 내시경 세부 전문의가 일반의보다 월등히 높은 평가 점수를 달성했고 질병예측도 분야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국가암검진을 통한 위암·대장암 조기 발견 노력으로 위암 및 대장암 조기 발견 및 치료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 등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그럼에도 위암 검진 대상자 중 국가암검진 수검자 비율은 62.9%에 불과해 위암 조기 발견을 위한 수검률 제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종규 울산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암 조기 검진을 위해서는 국가암검진의 수검비율을 높이고 출장 검진 등에서 주로 이뤄지는 위장조영술 대신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장상피화생 등 위암 고위험군은 권고 기간인 2년보다 짧은 1년 간격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조기에 위암을 발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화기내시경 전문가들은 위 내시경 검사에 완벽을 기하려면 시술자의 숙련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교수는 "적절한 송기와 흡인, 점막 세척 등을 통해 충분한 관찰 시간을 확보하면서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며 "위내시경 검사는 시술자의 역량에 따라 검사의 완전성에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41216_102854356_18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은 지난 14일 서울 명동 이비스 호텔에서 '2024 국가암검진 내시경 질 향상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까다로운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내시경 술기를 획득할 수 있게 돼 위 내시경 검사의 완벽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주광로 경희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는 소화기 내시경 분야 술기를 습득하고 판독 능력을 익힌 내시경 분야 전문가"라며 "수련 기간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 1000회 이상, 대장내시경 검사 150회 이상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정확하고 세밀한 진단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질관리 중요성도 강조했다. 내시경을 입이나 항문을 통해 위나 대장에 넣어 장기 내부 점막 상태를 확인하는 내시경 시술 특성상 시술 전 소독·세척, 감염관리 중요성도 임상 술기 교육 못지 않게 강조되고 있다.

이준수 충북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가암검진 목적은 사망 원인 1위인 암을 조기에 발견해 사망을 줄이는 것인데 소화기 내시경을 받아도 조기에 암을 발견하지 못하면 검진을 받는 의미가 없다"면서 시술자의 자격요건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가암검진은 조기 암 발견을 통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철저한 인증의 자격 강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 소화기내시경 학회 측에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가암검진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이 없다고 판정받은 수검자 중 1년 내 위암 발생 확인 환자는 1000명 당 1.24건, 대장암은 1000명 당 8.38건이다.

아울러 내시경 질관리를 위한 내시경실 인증제 중요성도 대두됐다. 미국 소화기학회에서는 환자 안전과 의료행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내시경실 인증제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지난 2012년부터 우수내시경실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오은혜 한양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의료 인력 및 내시경실이 일정 기준 이상의 조건을 충족한 우수한 기관임을 학회와 학회연구재단에서 보장, 인증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국가암검진 내시경 질관리 평가는 국가암검진 사업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다"며 "내시경 분야에서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해 충족하도록 하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의 전반적인 질 향상을 도모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우수내시경실 인증 평가는 인력, 시설 및 장비, 검사 과정, 성과, 소독 및 감염 관리, 진정 등 6개 영역·90개 이상의 필수항목을 모두 만족 시키는 경우에 통과할 수 있다. 3년 주기로 재인증 평가를 받아야 한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