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중국인의 호주 밀입국 통로로 부상한 인도네시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9010011258

글자크기

닫기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4. 12. 19. 16:37

발리 등 해안지역 인근 외딴섬서 소형어선 타고 밀입국
unnamed (1)
중국이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호주 등 해외로 탈출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호주 밀입국 경유지로 알려진 인도네시아의 섬의 모습. /위키미디어
중국에서 탈출한 후 인도네시아를 통해 호주에 밀입국하려는 중국인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호주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소형 선박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발리와 쿠팡에서 호주에 밀입국하려는 젊은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현지 외딴섬의 어부들이 밀입국자를 호주로 데려가기 위해 모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젊은이의 고국 탈출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의 공식통계는 없지만, 유엔난민기구가 파악한 중국인 망명 신청자 수는 2023년 약 13만7000명이었던 것이 올해는 1~7월에만 17만6000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 이는 10년 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했던 초기에 등록된 숫자의 5배에 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인의 밀입국은 주로 남미의 콜롬비아와 중미 파나마 국경에 위치한 정글 '다리안 갭( Darien Gap)'을 통과해 미국으로 향하거나 발칸반도를 통해 독일로 들어가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강력한 국경 통제로 인해 이제 인도네시아 군도를 통해 호주로 향하는 새로운 밀입국 경로가 주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입국 시도자 중 일부는 학생 또는 비즈니스 비자를 통해 합법적으로 일본이나 태국에 정착하기도 하지만, 비자 발급 자격이 없거나 그러한 경로를 이용할 자원이 없는 수만 명의 다른 사람들은 '주시안(zouxian)'으로 알려진 위험한 방식으로 중국에서 탈출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내 온라인에서 당국의 검열을 피하려고 이민을 의미하는 코드화된 용어인 '런수(runxue)'를 사용해 함께 중국에서 탈출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올해 도입된 인도네시아 도착 관광비자로 발리나 자카르타로 들어가거나 동티모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와 같은 이웃국가를 통해 인도네시아로 이동한 후 '천 개의 입'이라 불리는 복잡한 해로를 통해 호주로 밀입국하는 것이다.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 현지 경찰에 체포된 중국인은 알선업자에게 1인당 한화로 6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내고 최종 목적지인 호주로 데려다 줄 현지 어선을 빌릴 예정이었다고 자백하기도 했다. 이들을 자주 목격한다는 현지인은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중국인들이 현지에 사는 중국인을 통해 최종 목적지인 호주로 데려다 줄 어부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한화로 150만원 정도면 현지에서 조그만 어선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주 밀입국이 결코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밀입국 지점은 혹독한 기후, 위험한 동물, 가장 가까운 마을이나 도시까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호주에서 가장 외딴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호주 밀입국을 시도하는 젊은이들이 동료를 구하고 있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발리에서 만난 한 중국 여성은 "중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갈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면서 "그렇게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면 시도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