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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의 적반하장] 김어준이 쏘아올린, 그러나 터져버린 ‘가짜뉴스’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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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2. 19. 17:47

류여해
류여해 (객원논설위원, 수원대학교 특임교수)
최근 김어준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계엄 때 암살조가 가동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어준이 폭로한 제보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체포해 이송 도중 사살한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양치기소년의 거짓말은 이번에는 오래가지 못했다. 주미대사관은 즉각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 정부에서 나온 그러한 정보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번에는 김어준 표 가짜뉴스가 딱 걸렸다.

팔을 걷어붙이고 김어준에게 동조하는 모습을 취하던 민주당이 눈치 빠르게 김어준과 거리를 두었다. 김어준발 가짜뉴스의 여파가 민주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간파한 것이다. 민주당은 국방위원회 내부 검토 문건에서 김어준의 주장에 대해 "과거 제한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정보 공개가 제한되는 기관의 특성을 악용해 일부 확인된 사실 바탕으로 상당 허구를 가미해 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 문건은 김어준의 폭로 다음 날 작성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어준발 '암살조' 허위주장 가짜뉴스는 이렇게 허망하게 일단락되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프로 선동꾼 김씨와 더불어민주당의 선전·선동 티키타카를 보니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하다"며 김어준이 비상계엄을 선전·선동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즉각 국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김어준의 가짜뉴스가 과연 사과만으로 끝낼 일일까? '뉴스공장'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갸우뚱했다. "가짜뉴스 공장?" 쏟아대는 내용도 충격적이었지만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버스를 타면 기사 아저씨가 대놓고 틀어둔 김어준의 방송을 국민은 여과 없이 들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에도 김어준은 마치 공장에서 벽돌을 찍듯 매일 괴담을 만들어 퍼뜨리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고소장 제출보다 천배는 빨랐다. "어디서 들었는지는 말할 수 없다"는 출처 없는 김어준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귀를 흔들었고 그렇게 우리는 가짜뉴스 공해 속에서 박 전 대통령을 잃었다.

지금까지 김어준이 뉴스공장에서 내뱉은 무수한 가짜뉴스는 제대로 형사처벌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수사가 본격화되는 지금, 이처럼 김어준이 퍼뜨리는 괴담을 그저 해프닝으로 취급하고 끝내도 되는 것일까?

민주당이 앞장서 대통령에게 '내란죄'라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 하필 이 시점에 민주당이 판을 깔아주고 김어준이 "계엄 때 암살조가 가동됐다!"는 충격적 내용의 가짜뉴스를 터트렸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암살대상자가 당시 여당대표인 '한동훈'이라고 했다. 내란을 연상케 하고 국민의힘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런데도 그저 한두 마디 사과로 끝내도 되는가? 김어준이 국회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뱉어냈던 "계엄 때 암살조가 가동됐다"는 선동은 양치기소년의 재미 삼아 해본 조그만 거짓말이 아니다. 그래서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이런 사회를 뒤흔들 가짜뉴스의 생산은 엄연히 심각한 사회적 중범죄다.

김어준이 선동한 가짜뉴스에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암살조까지 보냈으면 정말 커다란 내란죄를 저지른 게 아닌지" 의심하게 되지는 않을까? 암살조를 보내는 잔악무도한 대통령이라고 여기게 돼 "계엄 해프닝이 아니라 진짜 암살하려고 했다던데… 그것도 자기가 아끼던 한동훈을" 같은 말풍선들이 점점 커져서 우리 사회 여기저기를 떠다니게 되지 않았을까? 과거 광우병 사태처럼 가짜뉴스에 속은 사람들이 작은 힘을 보탠다고 촛불을 챙겨서 나오게 되지 않았을까?

김어준 같은 자가 근거 없이 퍼뜨린 가짜뉴스의 폐해는 너무나도 크다. 그저 사과하고 끝낼 일이 절대 아니다. 가짜뉴스 생산은 허위사실 유포 범죄다. 이는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명예'가 걸린 문제이고 심지어 암살 대상으로 지목된 '한동훈의 명예'도 걸려있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불안과 혼돈에 빠뜨리고 국민의힘에도 분열과 갈등의 씨앗을 뿌리는 간계가 숨어있는 중범죄인 것이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김어준을 내란선동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가짜뉴스를 떠들어댄 세 치 혀가 만들어낸 폐해에 딱 맞게 김어준을 중죄로 엄벌해야 한다. 다시는 누구도 함부로 거짓뉴스를 무책임하게 생산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일벌백계(一罰百戒)해야 한다.

검찰 등 수사기관들은 '내란죄'로 고발당하면 무조건 인신구속부터 시키려고 한다. 그런데 왜 내란선동죄로 고발당한 김어준은 즉시 구속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 법이 공평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문득 궁금해진다. 김어준의 말을 듣고 부화뇌동하다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버리고는 한순간에 당 대표에서 쫓겨난 한동훈은 지금 누구를 원망하고 있을까? 자기의 귀를? 아니면 머리를? 아니면 심장을? 그것도 아니면 김어준을? 한동훈이 직접 나서서 김어준을 고발해야 하지 않을까?

다행스럽게도 김어준이 쏘아 올린 가짜뉴스는 이제 아무도 믿지 않는 터져버린 거짓말 풍선이 되어버렸다.


류여해 (객원논설위원, 수원대학교 특임교수)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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